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19)은 지난 2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9회 초 등판, 실점 없이 6-3 리드를 지켜내며 올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역대 최연소(19세 1개월 20일) 10세이브 신기록이다.
김택연은 5월까지 셋업맨 임무를 맡았고, 흔들리던 홍건희를 대신해 지난달 중순부터 마무리 투수 임무를 수행했다. 올 시즌 두산이 '불펜 야구'를 실현하는 데 큰 힘을 더했다.
23일 키움전을 마친 후 만난 김택연은 "최연소 기록은 기분이 좋다. 리그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팀도 더 올라가야 하고, 나도 지금보다 잘 해야 한다.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쌓고 있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데뷔 시즌(2005년) 16세이브를 올렸다. 역대 넘버원 마무리 투수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는 김택연은 "선배님은 꾸준한 모습을 해낸 기록이 많은 것으로 안다. 난 아직 보여준 게 없다. 좋은 길로 가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택연은 마무리를 맡은 뒤 나선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셋업맨으로 나설 때와 마음가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내 뒤에 투수가 없다.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되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나 때문에 경기에서 질 수 있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라는 생각도 크다"라고 했다.
부담이 큰 보직을 맡고도 이전처럼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마무리 투수 임무를 오래 맡은 건 아니지만, 언제 캐치볼을 하고, 불펜 피칭에 임해야 하는지 루틴이 생겼다.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줄은 것 같다"라고 했다.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 세이브는 나승현(은퇴)이 2006년 세운 16개다. 김택연은 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는 "기록이 1개 차 정도로 다가오지 않는 한 의식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신인상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독주 체제를 갖췄지만 "아직은 눈앞의 경기에 집중할 때다. 정규시즌이 끝날 때 즈음 생각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