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4일 수원 SSG 랜더스전을 5-3으로 승리, 경기 전 7위였던 순위를 공동 5위로 끌어올렸다. 시즌 46승 2무 37패(승률 0.495). 개막 4연패로 시즌을 맞이한 KT는 한때 리그 꼴찌까지 추락했으나 야금야금 순위를 끌어올려 포스트시즌(PS) 진출 마지노선 5위 자리까지 탈환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3-3로 맞선 7회 말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4번 타자 장성우였다. 하지만 성재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경기 기록은 3분의 2이닝 무실점. 27개 아웃카운트 중 '고작' 2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2개가 경기 흐름을 좌우한 승부처에서 나왔다.
이날 KT는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1-1로 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강판당했다. 이닝 내내 구심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수신이 매끄럽지 않아 경기가 중단과 속개를 반복하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주자를 가득 쌓아놓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다.
안타 한 방이면 경기 후반 분위기를 내줄 수 있는 위기였다. 이강철 감독이 선택한 두 번째 투수가 바로 성재헌. 성재헌은 왼손 타자 한유섬과 박성한을 연속 1루 땅볼로 유도, 홈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연이어 올렸다. 경기 전 평균자책점 6.66. 무너지지 않는 게 '어색한 성적'이었지만 버텼다.
성재헌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배턴을 세 번째 불펜에 넘겼고 김민수가 대타 이지영을 1루 땅볼로 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덕분에 KT는 승부를 중후반까지 팽팽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뒤 "무사 만루에서 성재헌이 실점 없이 잘 막아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