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센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입장했다. 관중석에 앉은 한국 관중들이 태극기를 들어 올리자 선수들이 오히려 더 열광하며 선상 축제를 즐겼다. 전광판 소개도 없이 갑작스레 등장하는 바람에 관중들이 뒤늦게 선수단을 맞이한 건 옥에 티였다.
한국 선수단은 26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부터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약 6㎞ 거리의 개회식 선상 행진에 48번째로 입장했다. 육상 우상혁과 수영 김서영이 공동 기수로 나섰다. 한국은 콩고민주공화국, 쿡 아일랜드, 코스타리카, 코트디부아르 선수단과 한배를 타고 입장했다.
하늘색 단복을 입은 선수단은 작은 태극기를 저마다 손에 들고 관중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특히 퐁 상쥬를 건너기 전 관중석에는 준비해 온 태극기를 들어 올린 관중들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이를 본 선수들 역시 관중석쪽으로 더욱 다가가 열광하며 고마움과 반가움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선수단이 이를 즉각 인지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던 만큼 선상 위 선수들의 표정 역시 밝기만 했다. 퐁 상쥬 위에서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는 지인들을 향해 더욱 반갑게 인사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다만 비가 내리는 상황이다 보니 선수단 대부분은 우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옥에 티도 있었다. 퐁 상쥬에 설치된 전광판에 한국 선수단이 소개도 되기 전에 이미 유람선이 등장한 것이다. 앞선 나라들은 전광판을 통해 소개된 뒤 출발하는 모습이 나와 관중들도 미리 준비할 수 있었지만, 한국 선수단은 하필이면 축하 공연과 개회식 영상이 송출되는 과정에서 이미 출발한 상태였다. 퐁 상쥬 인근에 있던 관중들이나 관계자들은 한국 선수단이 탄 유람선이 출발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갑작스레 등장한 태극기를 보고 난 뒤에야 선수단을 환영할 수 있었다.
이날 선수단 행진은 근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가 전통에 따라 가장 먼저 입장한 뒤, 난민팀이 두 번째로 입장했다. 관중들은 자국이 아니더라도 선수단이 탄 배가 지나갈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는데, 특히 작은 배에 탄 소규모 선수단을 향해서는 더욱 많은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올림픽 선수단 입장이 강을 따라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 건 128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21개 종목에 143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한국은 금메달 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15위 이내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출발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개회식 전후로 경기가 있어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선수들을 대거 빠진 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