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까지 딱 1경기 남았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2·삼성생명·세계 1위)의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전 상대는 캐롤리나 마린(스페인·세계 4위)이 아닌 허빙자오(중국·세계 9위)였다.
안세영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세계8위)을 2-1(11-21 21-13 21-16)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에 오른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관심이 쏠린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허빙자오로 압축됐다. 허빙자오는 마린과 치른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1로 뒤진 2세트에서 상대 부상으로 승리를 챙겼다. 2016년 리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은 1세트를 21-14로 따낸 뒤 2세트도 10-8로 앞서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으나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발목 잡혔다.
세계 랭킹만 보면 마린보다 허빙자오가 좀 더 수월한 상대일 수 있다. 안세영의 허빙자오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8승 5패(마린 6승 4패)로 우위. 다만 허빙자오가 8강전에서 우승 후보 천위페이(중국·세계 2위)를 2-0으로 꺾는 등 통산 450전 이상 소화한 베테랑. 세계 랭킹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4명의 중국 선수 중 하나로 2020 도쿄 대회에선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결승 진출이 믿기지 않는다. 꿈꿔 온 무대인데, 정말 많은 분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 마지막 관문에서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시상대에 오르는 상상을 너무 많이 한다. 그 상상 때문에 몸이 굳을 정도"라며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가 아쉬울 정도다. 힘들지만 내일 결승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말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내일만 생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