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20·경희대)이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체급 금메달은 한국 선수 최초이자, 남자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6년 만이다. 다만 고의가 아니었던 충돌 이후 상대가 경기 내내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부상 기권승을 거뒀다. 박태준 입장에서도 다소 찝찝한 금메달이 됐다.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26위)에 2-0(9-0, 13-1)으로 앞서다 부상 기권승을 거뒀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이대훈을 넘어 사상 첫 58㎏급 금메달이다.
다만 시상대 제일 위로 향하는 발걸음은 박태준도 찝찝할 수밖에 없었다. 경합 도중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충돌로 상대가 부상을 입었고, 결국 이 부상 여파로 시원한 승리가 아닌 기권승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섰던 박태준은 선제 2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런데 1라운드 종료 1분 7초를 남기고 상대의 부상이 나왔다. 두 선수 정강이끼리 충돌한 뒤 상대가 쓰러져 크게 고통을 호소했다. 마고메도프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한 채 치료를 받다가 가까스로 경기에 다시 임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경기는 불가능 해보였다. 1라운드는 박태준이 9-0으로 승리했다.
상대는 가까스로 2라운드를 준비했다. 박태준은 경기 초반부터 공세에 나섰다. 5점짜리 뒤차기 공격으로 상대 턱도 가격하는 등 빠르게 격차를 벌렸다. 이후 치열하게 맞서다 마고메도프가 또 고통을 호소하며 주춤하는 사이, 박태준이 등 돌린 상대를 발로 밀어 넘어뜨렸다. 이 장면 이후 마고메도프는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기권했다. 박태준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경기장 분위기상 금메달 확정과 함께 선보이는 세리머니는 당연히 볼 수 없었다. 박태준도 우선 쓰러져 있는 상대에게 다가가 괜찮은지를 물었다. 경기 초반 발생한 부상 이슈 탓에 뒤맛이 다소 찝찝한 결승이 됐다. 박태준의 금메달 세리머니는 뒤늦게나 나왔다. 태극기를 들어 올린 뒤 관중들의 박수 속 세리머니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