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으로 팀을 꾸린 한국 여자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매치 점수 0-3으로 완패했다.
이미 남자 단체전에서 0-3으로 대패한 한국은 여자 대표팀이 바통을 받아 이틀 연속 중국과 만났다. 승부를 좌우할 건 1복식이었다. 세계 무대를 종횡했던 전지희-신유빈 조가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야 단체전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사실 이조차 쉽지 않았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중국의 천명-왕만위 조에 통산 전적에서 2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단식에서는 양 팀의 차이가 더 극명하다. 양 팀 선수 간 전적을 다 더하면 한국이 1승 30패로 뒤진다.
결국 전지희-신유빈도 만리장성은 넘지 못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1복식에서 3-1(4-11, 5-11, 11-9, 9-11)로 졌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1게임 4-11 크게 패했다. 초반까지 팽팽하다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국 선수들을 오른쪽으로 몰아서 선취점을 가져갔지만 신유빈의 공이 자꾸 떴다. 중국은 이번에도 초반엔 팽팽했으나 빠르게 달아났다. 서브 범실로 11점 째를 줬다. 특히 고난이도 랠리 때 양 팀의 실력 차가 드러났다. 중국이 속도와 코스를 계속 바꾸며 현란하게 플레이했고, 한국을 랠리를 끈질기게 버텼지만 결국 당해내지 못하고 2게임까지 내줬다.
한국은 3게임 반격했다. 연속 5득점으로 출발한 한국은 전지희가 백핸드로 테이블을 지키면서 가운데로 공격을 걸어 성공시켰다. 중국은 이후 4연속 득점, 9-9까지 추격했지만, 한국이 3게임을 가져갔다. 엣지 판정으로 행운의 게임 스코어를 얻은 한국은 그대로 결승점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끝내 역전은 없었다. 한국은 3게임을 2-7로 출발해 이후 8-9까지 맹추격했다. 신유빈이 경기력에서 기복이 있었지만, 전지희가 노련하게 코스를 찌르며 득점에 성공해 9-9까지 만들었다.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결국 범실로 게임 포인트를 내줬고, 전지희의 마지막 포핸드 공격이 뜨면서 복식에서 패배했다.
2단식은 압도적인 쑨잉샤의 힘에 눌렸다. 세계랭킹 1위 쑨잉샤가 이은혜를 상대로 '무적'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쑨잉샤는 이은혜에게 3-0(5-11, 1-11, 3-11)로 이겼다. 그는 초반엔 빠른 백핸드로 이은혜를 압박했고, 2게임 후반부터는 느린 포핸드로 스타일을 바꿔 이은혜를 흔들었다. 결국 이은혜의 완패로 끝났다.
유일하게 중국전 승리 기억(2019 T2 다이아몬드 대회 천멍 상대 4-3 승리)이 있는 맏언니 전지희가 3단식에 나섰지만, 역시 0-3(3-11, 7-11, 3-11)으로 패했다. 왕만위는 상회전 서브로 전지희의 리시브를 뜨게 만들었고, 마지막엔 포핸드로 마무리하며 전지희를 눌렀다. 전지희는 2게임은 중반까지 팽팽하게 버텼으나 막판 오른쪽 코스로 바나나 플릭과 백핸드로 집중 공략당하면서 무너진 끝에 패했다. 전지희는 3게임도 버티지 못하고 패하면서 준결승전 최종 승리를 헌납했다.
여자 대표팀의 패배로 중국전 패배의 역사는 더 길어지게 됐다. 한국 탁구는 올림픽 무대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근 20년 동안 14경기에서 모두 졌다. 올림픽 탁구에서 한국이 중국에 이겨 본 것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유승민(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왕하오(중국 남자 대표팀 감독)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게 마지막이다. 이후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 혼합 복식 준결승, 여자 단식 준결승, 남자 단체전 8강전에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까지 5개 세부 종목에서 14차례 중국과 맞붙어 모두 졌다.
비록 패했으나 아직 메달의 기회는 남았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의 준결승전 패자와 동메달 결정전을 펼친다. 동메달 결정전은 10일 오후 5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