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유독 ‘반등’한 종목들이 눈에 띄었다. 역대 최악의 성적 우려를 딛고 예상 밖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역시도 2020 도쿄 올림픽 등 최근 부진을 겪던 종목들의 선전 덕분이었다.
반등에 성공한 종목들의 공통점은 ‘세대교체의 성공’이었다. 무려 6개의 메달이 쏟아진 사격 종목은 대표적으로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잘 이뤄진 종목으로 평가받았다. 10대 선수인 반효진(17) 오예진(19)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메달리스트들이 20대 초중반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된 데다, 다양한 선수들이 모두 메달권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에 의미가 컸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도 종주국으로서 노골드 수모를 겪었던 태권도 역시도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태권도 역시도 가장 먼저 금메달을 딴 박태준(20)과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으로 화제가 됐던 김유진(24) 모두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결과로 평가받는다.
비록 금메달까지는 인연이 닿지 않았으나 유도 종목 역시도 ‘효자종목’의 지위를 다시 회복할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이번 대회 유도 대표팀은 지난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5개(은메달 2개·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2002년생 이준환, 허미미나 2000년생 김민종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 대회, 다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반대로 세대교체의 실패로 또다시 고개를 숙인 종목도 있다. 한때 대표적인 효자종목이었던 레슬링이다. 이번 대회에는 3명 모두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채 탈락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무려 49년 만에 올림픽 노메달에 그치더니, 이번에도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모두 30대 안팎인 데다, 앞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한 선수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다른 종목들의 반등과 비교되는 세대교체의 실패는 레슬링계에 큰 과제를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