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월간 승률(0.300) 최하위(10위)에 그쳤던 롯데 자이언츠는 8월 첫 7경기에서 6승(1패)을 거두며 5강 진입 희망을 밝혔다. 상승세 주역은 내야수 손호영(30)이다.
그는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전 2-2 동점이었던 8회 초 타석에선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롯데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3일 울산 LG 트윈스전에서는 1회와 8회 각각 홈런을 때려내며 8-3 승리를 견인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8월 첫째 주 출전한 3경기에서 타율 0.538·3홈런·9타점을 기록한 손호영을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손호영은 굴곡 많은 야구 인생을 걸었다. 2014년 5월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 계약한 그는 2017년 방출되며 빅리그의 꿈을 접었다. 이후 현역으로 복무했고, 전역 뒤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20 KBO리그 2차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LG로부터 지명을 받았지만, 내야 선수층이 두꺼운 곳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2024년은 손호영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다. 지난 3월 말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LG 시절부터 인정받았던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4월 17일 LG전부터 6월 20일 KT 위즈전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던 기간을 제외하고 3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록 덕분에 자신의 이름을 야구팬에 알렸다. 3일 LG전 멀티포로 시즌 11호를 마크하며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손호영은 주간 MVP 선정 소감으로 "데뷔하고 상을 받아본 게 처음이다. '더 잘해야겠다'라는 동기부여가 생긴 것 같다"라며 감격했다. 이어 "올해만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해 줘서 이젠 통증이 사라졌다. 그 덕분에 이렇게 상을 받았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이 이어지던 시기에도 손호영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는 "햄스트링 통증이 있는데, 기록이 이어지다 보니 감독님은 나를 지명타자로 쓰시더라. 내가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그래서 신기록 달성 등 기록 연장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오히려 깨졌을 땐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한다.
손호영은 오직 팀 승리만 바라보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한다. 그는 "아직 나는 주전이 아니"라면서도 "타석에 설 기회가 많아지면서 투수의 공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게 사실이고, '내가 빠지면 경기에 안 된다'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라며 자존감이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어 손호영은 "타석에 서면 '출루를 해야지', '배트에 공을 맞혀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무조건 강하게 때려낸다'라는 자세를 갖는다. 그런 지향점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격적인 성향은 김태형 롯데 감독도 칭찬하는 손호영의 장점이다.
롯데는 12일 기준으로 리그 8위(47승 3무 55패)다. 5위 SSG 랜더스와 롯데의 승차는 3.5경기에 불과하다. 여전히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손호영의 목표는 두 가지다. 개인적으로는 100경기 출전을 채우는 것, 다른 한 가지는 팀의 PS 진출이다. 그는 "롯데팬에게 약속드릴 수 있는 건 우리 선수들은 절대 포기하기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나도 기여하겠다"라고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