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7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이날 새벽 폐막한) 파리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자신들의 몫을 초과해 좋은 성과를 냈다"며 "지금이 체육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개혁하는 적기"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체부 정례브리핑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계속 이런 일(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문제제기)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다만 유 장관은 "배드민턴협회 하나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육 정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생활·엘리트 등 체육 세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정리하겠다. 환경과 선수들이 바뀌었는데 그 변화에 따라간 데는 좋은 성과를 봤고 그렇지 못한 곳은 어려움을 겪었다. 촉매 역할을 정부 부처에서 해야겠단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날 브리핑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관한 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선수에 대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등과 관련한 경위 파악과 제도 및 보조금 집행, 운영 실태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조사단장인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오늘 협회에 공문을 보냈고 내일이나 모레 사무실을 차리고 조사를 시작한다"며 "협회부터 시작하고 안세영 선수는 귀국 후 휴식이 필요하니 시간을 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9월 중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안 선수와 협회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진상 파악이 아니라,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칼럼 내용을 인용하며) 공정과 상식에 기반을 둔 프로세스를 존중할 것인지, 과거처럼 결과 지상주의에 입각해 과정을 희생할 것인지, 기존 관행에 문제가 있으면 제도를 개선해 어린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도록 고치는 것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폰서 제도, 국제 경기 연령 제한 등을 조사해본 뒤 권고 형태로 나갈 것"이라며 "배드민턴협회는 연간 71억원의 국고 예산이 들어가 그 예산이 실제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지도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그러면서 "배드민턴협회부터 시작하지만 비슷한 관행과 잘못된 점이 다른 단체에도 해당한다면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거나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당초 파리올림픽 목표를 금메달 5개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이 국장은 "약 3배(금메달 13개) 정도 차이가 난단 건 한국 선수 기량 예측에 미흡하지 않았나"라며 "선수들이 분발한 결과로 보고 있고 체육회 분석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