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꾸준함'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8·키움 히어로즈)의 얘기다.
후라도는 14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실점 쾌투,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사사구 2개를 내줬으나 적재적소 잡아낸 삼진 6개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지난 8일 SSG 랜더스전(8이닝 무실점)을 포함하면 최근 2경기 15이닝 무실점. 시즌 11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평균자책점을 3.19(3.28)까지 낮췄다. 카일 하트(NC 다이노스·2.34)와 제임스 네일(KIA·2.73)에 이은 리그 3위.
KIA전에선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후라도는 7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2회 1사 3루에선 최원준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제 실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회 2사 1·3루, 4회 1사 1·3루에서 모두 후속 타자를 불발로 처리했다. 5회 1사 3루에선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각각 헛스윙 삼진과 유격수 땅볼. 6회 1사 1루에선 김태군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키움 전력 분석에 따르면 이날 후라도의 구종은 총 6개(97구). 최고 148㎞/h까지 찍힌 직구(39개) 이외 투심 패스트볼(11개) 체인지업(23개) 슬라이더(11개) 커브(9개) 컷 패스트볼(4개) 등을 다양하게 섞었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면서 완급조절까지 하니 KIA로선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후라도는 KIA전 호투로 시즌 19번째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공교롭게도 QS 부문 2위가 후라도의 팀 동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16회). 두 선수는 프로야구 최하위 키움의 '자랑'이다.
후라도는 KIA전을 마친 뒤 "가진 모든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 게 주효한 것 같다.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공격적으로 낮은 곳에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71.1%)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4회 초 1사 1·3루에선)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은 멘털 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투구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