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미드필더 홍현석(25·KAA헨트)이 최근 제기된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설과 관련해 “에이전트형은 가지 말자고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을 두고 일부 팬들의 비판 목소리에 이례적으로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홍현석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제가 가고 싶어서 가자고 한 것이다. 에이전트는 가지 말자고 했다”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렸다. 18일 현재는 SNS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구체적인 팀명을 거론하진 않았으나, 홍현석은 최근 튀르키예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강력하게 제기된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설이 나온 바 있다.
문제는 홍현석이 벨기에를 떠나 튀르키예로 향하는 선택을 두고 일부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헨트와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데다, 벨기에 리그에서의 그간 활약을 돌아보면 더 높은 리그에 도전할 수도 있는데도 튀르키예로 향하는 선택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은 벨기에가 8위, 튀르키예는 10위로 오히려 더 리그 랭킹이 낮은 곳으로 향하는 셈이다.
자연스레 일부 팬들의 비판 목소리는 선수 이적에 관여하는 홍현석의 에이전트로 향했다. 홍현석이 더 높은 리그로 가는 대신 튀르키예로 향하는 건 결국 에이전트의 잘못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에 홍현석이 SNS를 통해 이번 이적은 자신의 선택이었을 뿐 에이전트는 말린 이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선수가 자신의 이적설과 관련해 SNS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앞서 튀르키예와 벨기에 매체들은 일제히 홍현석의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설을 보도하고 있다. 이미 4년의 계약 기간에 합의했고, 헨트 선수단과 작별 인사까지 끝낸 뒤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튀르키예로 향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적료는 기본 450만 유로(약 68억원)에 50만 유로(8억원)의 옵션이 더해지는 형태가 될 거라는 보도도 나왔다. 홍현석의 이번 SNS 입장문이 사실상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을 인정한 셈이라는 해석으로도 이어지는 중이다.
미드필더인 홍현석은 울산 HD 유스인 현대중과 현대고 출신으로 SpVgg운터하힝(독일)과 FC유니오즈(오스트리아) 임대를 거쳐 지난 2020년 LASK 린츠(오스트리아)에 입단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이후 유니오즈 재임대와 LASK를 거쳐 2022년 여름부터 헨트에서 뛰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 심지어 측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그는 2022~23시즌 벨기에 리그에서 37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2023~24시즌에도 29경기 5골 6도움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등 UEFA 클럽대항전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 일원으로도 활약했고, 성인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어느덧 A매치 12경기에 출전했다. 자연스레 다음 스텝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린 상황이었다.
이적설이 제기된 트라브존스포르는 튀르키예 리그 우승 7회(4위) 등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한 팀이다. 과거 이을용, 석현준이 뛰었던 팀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튀르키예 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뛰는 건 김민재 이후 2년 만이다. 김민재는 당시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간 활약한 뒤 이탈리아 나폴리를 거쳐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