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공격력과 수비력에서 비슷한 등급인 윌리 아다메스(29·밀워키 브루어스)보다 한 달 어리다."
부상도, 부진도, 불운도 김하성의 가치를 낮추진 못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은 21일(한국시간)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선수들의 등급을 나누면서 김하성을 '3등급(Tier 3) 총액 1억 달러에서 2억 달러 사이'로 분류했다.
김하성에 대한 서술은 많지 않았다. 대신 비교 대상으로 아다메스를 놨다. 밀워키 주전 유격수인 아다메스는 올 시즌 후 유격수 FA 중 최대어로 꼽힌다. 올 시즌 타율 0.253 22홈런 85타점 68득점 13도루를 기록한 그는 장타력과 빼어난 수비력을 겸비한 공수겸장이다.
ESPN은 "아다메스는 꾸준히 좋은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꾸준히 평균 이상의 공격력으로 4시즌 연속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에서 5상이를 기록했다"며 "그는 29세 시즌에 접어들고 있는데, 적어도 5년 이상, 총액 9자리 액수(1억 달러 이상)를 계약할 거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아다메스에 비해 김하성에 대한 서술은 짧았지만, 충분했다. 매체는 김하성에 대해서는 "공격력과 수비력에서 아다메스와 비슷한 등급이며, 나이는 한 달 어리다"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이 사실상 같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록한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를 기록했을 때 비해 페이스가 상당히 떨어졌다. 특히 정타가 잡히는 불운이 많이 따르면서 타율에서 손해가 컸다. 지난해 리그 평균 대비로 계산한 조정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을 리그 평균 100에 대비한 것)가 107이었으나 올해는 아직 99에 그친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가 0.261로 지난해 0.306보다 크게 낮다.
게다가 최근엔 부상 이슈까지 덮쳤다. 김하성은 지난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3회 초 안타로 출루한 뒤 1루 견제구에 몸을 던졌다가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바 있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했는데,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아직 검사 결과를 분석 중"이라며 "첫 검진 결과는 꽤 만족스럽지만, 아직 정보를 모으고 있고 상황은 언제나 나빠질 수 있는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였다.
자칫 몸값이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지만, ESPN 기사를 고려하면 현지 시각은 여전히 낙관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올 시즌 부진으로 아다메스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계약 총액이 예상됐으나 이 역시 '같은 수준'으로 묶였다.
한편 아다메스와 김하성과 함께 3등급 FA로는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애스트로스) 1루수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3루수 맷 채프먼,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맥스 프리드(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잭 플래허티(LA 다저스)가 선정됐다.
이들 위로 2억 달러가 확정적인 선수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에이스이자 전 사이영상 수상자 코빈 번스가 꼽혔고, 1등급 선수로는 뉴욕 양키스의 후안 소토가 선정됐다. 매체는 소토에 대해 "작은 나라의 GDP(국내총생산) 수준"이라며 역대급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