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회사에 출근하면서 K직장인으로 살았어요. 그런데 연극 ‘임대 아파트’를 하면서 연기를 다시 해보니 살아있음을 느꼈어요. 저 자신한테 집중한 시간이 됐어요”
연극 ‘임대 아파트’로 무대 공연에 나선 배우 조승희는 최근 서울 중구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승희는 서울 종로구 공간아울에서 연극 ‘임대 아파트’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임대 아파트’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청춘들이 임대 아파트에서 초현실적인 일들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조승희는 이 작품에서 영화 감독을 준비하는 재생의 연인 정현 역을 맡고 있다.
조승희는 그룹 파이브돌스, 다이아 멤버로 활동하다가 배우로 전향했다. 이후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을 했던 경험을 살려 BAE173, 클라씨, 판타지 보이즈 등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조승희는 “똑같은 패턴으로 일하는 시간이 몇 년 정도 지났다. 업계 특성상 밤낮도, 주말도 없이 살았다. 남의 인생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보니 오로지 그 일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다른 아르바이트 대신 엔터 업계의 프로듀서라는 기회를 잡았다. 경제적인 이유로도 직업이 필요했지만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에 참여하면서 저라는 사람한테 집중하게 됐어요.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다보니 ‘나 아직 살아있구나’ 이런 감정을 느낀 것 같아요.”
조승희는 열정 하나로 ‘임대 아파트’의 공개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밝히며 “오랜만에 개인도 아니고 단체 10명 정도가 들어가는 공개 오디션을 봤다. 너무 긴장돼 발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맨발로 오디션을 봤던 기억이 있다”며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있는 연출자나 관계자들도 ‘경력이 있는데 진짜로 직접 보러 오신 거냐’고 말하며 놀랐다. 그만큼 이 기회가 너무 간절하고 소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는 조승희는 “인간 조승희로서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서 밀려드는 회의감이 있었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같이 왔다. 지금까지 이뤄 놓은 것이 뭐가 있는지, 앞으로 뭘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차에 이 연극 오디션으로 자존감이 많이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활동들이 그저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끝을 봤다고도 생각한 적 없어요. 필모그래피가 계속 더해져서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는 기분이에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것이죠.”
20살 때 뮤지컬 ‘아이돌’로 데뷔한 조승희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아이돌 메인보컬, 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 경험을 살려 노래랑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며 “이번에 연극에 도전했던 것처럼 없는 뮤지컬을 찾아서라도 오디션을 보러 다닐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여러 가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어요. 꺾여도 여러 가지 도전하면서 얻어가는 것들이 많아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주춤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모습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