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이라고 해야할까.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방출됐던 케이시 켈리(35)가 미국 무대 복귀 후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빅리그 콜업을 받는 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는 25일(한국시간) 켈리를 빅리그 26인 로스터에 등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위해 마이너리거였던 켈리를 40인 로스터에도 등록했다. 신시내티는 켈리를 등록하기 위해 오른손 투수 앨런 부세니츠를 양도지명(DFA) 처리했다.
켈리가 미국에 돌아간 건 최근의 일이다. 지난 2019년 LG 트윈스와 계약해 KBO리그를 찾은 켈리는 지난 6시즌 동안 오로지 한국 무대에서만 뛰었다. 6시즌 통산 163경기에 나서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 리그 대표 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던 켈리가 미국에 간 건 올 시즌 부진이 컸다. 지난해부터 구위가 떨어지다가 한국시리즈(KS) 극적 반등해 우승을 이끌었던 켈리는 올해 19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주춤했다. 시즌 중 퍼펙트게임에 도전하는 등 반등을 노렸으나 여전히 기복이 반복됐다. 결국 LG는 켈리와 디트릭 엔스 중 한 명을 고민한 끝에 켈리를 웨이버 공시하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새로 영입했다. 켈리는 지난달 20일 우천 순연된 잠실 두산 베어스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전하고 결별했다.
이후 켈리는 웨이버 절차로 KBO리그 구단의 부름을 기다렸으나 클레임은 없었다. 대만리그 이적 또는 마이너리그로 미국 복귀를 고민한 끝에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켈리의 선택은 옳았다. 아버지 팻 켈리가 사령탑으로 있던 신시내티 트리플A팀(루이빌 배츠)에 배정된 그는 선발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팀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결국 해가 가기도 전에 승격에 성공했다. 신시내티는 헌터 그린과 앤드루 애봇의 부상으로 이닝 이터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경험 적은 어린 투수들 대신 베테랑 켈리를 롱릴리프 자원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