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국가대표 정소영(35·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이 12년 만에 패럴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메달의 색깔은 달랐다. 12년 전 동메달에서 은메달로 바꿔 달았다. 정소영은 "금메달을 놓쳐 아쉽지만, 개인전 최고 성적을 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소영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여자개인 스포츠등급 BC2 결승전에서 크리스티나 곤살베스(포르투갈)에게 4엔드 합산 점수 1-4(0-1 0-2 0-1 1-0)로 패했다.
4엔드 마지막 공이 아쉬웠다. 5개의 공을 표적구 주변에 놓은 정소영은 마지막 공 하나로 4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마지막 공을 심판이 인정하지 않았다. 타임아웃 후 공을 던졌다고 판정해 1득점만 인정, 정소영은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정소영은 웃었다. 그는 "2012년 런던 대회 개인전은 남녀 구분이 없는 대회라서 동메달이 값졌다. 이번엔 남녀 구분이 돼서 나오는 대회라 또 의미가 있다"라며 기뻐했다.
정소영은 옆에서 그의 투구를 도운 강효순 경기보조를 '이모'라고 부르며, "이모와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20 도쿄 대회 이후 은퇴하려고 했는데, 이모의 설득 덕분에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실 정소영은 2012 런던 대회 동메달 이후 성적이 나오지 않아 은퇴를 고민했다. 당시 강효순 씨와 한 시간 이상 울면서 대화하며 고민을 토로했다는 후문. 강효순 경기보조는 정소영을 잘 토닥이며 용기를 불어넣었고, 은퇴를 번복한 정소영은 12년 뒤 대회에서 다시 시상대에 올랐다.
뇌병변 장애인인 정소영은 15세 때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보치아에 입문, 정소영은 보치아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패럴림픽 무대까지 밟았다.
정소영의 파리 무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소영은 "남은 단체전(9월 3일)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