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전을 마친 뒤 관중석 가까이 다가가 잠시 팬들과 대치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행동과 해명과 관련해 축구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입장을 발표했다. “못하길 바라고 응원해 주시는 부분들이 아쉬웠다”는 김민재 설명에 붉은악마 측은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붉은악마 측은 6일 소셜 미디어(SNS)에 올린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는 입장문에서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 선수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붉은악마 측은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가고,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다”며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 붉은악마는 목소리를 가장 잘 낼 수 있고 주목해 줄 수 있는 곳, 그리고 붉은악마의 본질과 존재의 이유인 선수들은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비난과 비판에도 경기장 N석 골대 뒤에서 90분간 선수들과 함께 뛰고 울고 웃었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대한축구)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홍명보)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라며 “진정 선수들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못하길 바라고 응원해 주시는 부분들이 아쉬웠다”는 김민재의 발언에는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다”며 “모든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부탁드린다.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앞으로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게 응원의 목소리로 바꿔주시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이어 “붉은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며 90분 동안 끝까지 승리를 향해 달리고 함께 웃을 수 있게, 앞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데 어떤 응원과 행동이 도움이 될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응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민재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0-0 무승부 직후 관중석 가까이 다가가 팬들과 잠시 대치 상황을 벌였다. 팬들에게 응원을 요구하고 돌아선 뒤에는 다시 관중석을 힐끗 바라본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고, 주장 손흥민의 주도로 선수단이 단체로 붉은악마 쪽에 인사를 할 때는 김민재 홀로 관중들에게 인사하지 않는 영상도 퍼져 논란이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재는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다”면서도 “공격적으로 말씀드린 건 아니다. 선수들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다. 왜곡해서 SNS(소셜 미디어)에 찾아오셔서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저희가 시작부터 못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해 주시는 부분들이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또 “(대화 당시) 분위기가 안 좋거나 심각하진 않았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그렇게 받아들이실 분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다”면서 “많은 팬분들이 와 주셔서 선수들도 그렇고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팬들을 찾아간 거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공격적으로 이야기한다거나 전혀 그런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경기장에서 나온 관중들의 야유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향해 있었다. 이날 붉은악마는 경기 전부터 “정몽규 나가”를 외치며 정 회장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냈고,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나올 때도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선수들을 향해서는 경기 전부터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고,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으로 비기고 있던 경기 후반부에도 선수들에 대한 야유 대신 “힘을 내라 한국” 외침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