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다승 1위. 올해는 꼭 두자릿수 승수를 쌓겠다고 다짐했던 원태인은 생각했던 목표를 넘어 최고의 투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원태인은 어나더 레벨이다.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하다"라며 극찬을 남겼다.
원태인은 올 시즌 14승을 낚았다. 2021년 세운 승수와 타이 기록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아 추가 승수를 쌓을 기회는 남아 있다. 리그 최고의 투수를 상징하는 15승과 데뷔 첫 다승왕까지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방심할 수 없다. 다승 경쟁이 치열하다. 당장 카일 하트(NC 다이노스)가 13승으로 원태인 뒤를 바짝 쫓고 있고,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공동 선두 등극을 노린다. 현재 하트는 평균자책점(ERA) 2.31, 승률 1위(86.7%), 탈삼진 1위(169개)로 다관왕이 눈앞이다. 다승왕까지 거머쥔다면 KBO리그 역대 최초로 4관왕을 차지한 외국인 투수가 된다.
원태인이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원태인이 다승왕에 오른다면 2017년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20승) 이후 7년 만에 나오는 토종 다승왕이 된다. 삼성 선수로는 2013년 배영수(14승) 이후 11년 만이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고도 토종 ERA 1위(3.55)를 달릴 정도로 맹활약 중인 원태인은 데뷔 시절부터 부르짖던 "왕조 부활의 에이스"로 거듭날 좋은 기회를 잡았다.
팀도 원태인의 활약에 맞춰 안정적인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KIA와 격차는 7경기로 뒤집기가 쉽지 않지만, 2위 LG 트윈스와 격차도 4경기로 적지 않다. 포스트시즌 사정권 밖인 6위 SSG 랜더스와는 11경기로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적이긴 하지만, 보다 높은 곳에서 가을을 맞이하는 것이 삼성에 유리하다. 원태인이 2021년에 이어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하면서 또 한 번의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생 용띠 원태인은 시즌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가 푸른 용의 띠인데, 사자에 용의 날개를 달겠다"라며 팀이 우승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원태인이 다승왕 도전과 함께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