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환(36)이 키움 히어로즈에서 보낸 한 시즌을 돌아보며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전했다.
최주환은 지난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키움은 7-1로 승리했고, 매 타석 존재감을 보여준 최주환은 수훈 선수가 됐다.
최주환은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지명을 받았다. 전 소속팀 SSG 랜더스와의 자유계약선수(FA)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하고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키움에서 날 필요로 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20홈런 이상 기대할 수 있는 내야수로 평가받았던 최주환이다. 기대에는 못 미쳤다. 10일까지 타율 0.239·12홈런·70타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두 번째 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상황. 여전히 강점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어필했다.
최주환은 "팀도 환경도 바뀌었고, 이동거리도 늘어났다. 훈련 시스템도 달라졌다. 적응하고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벌써 13경기밖에 안 남았다.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성적에 대해서도 "전반기 잘 맞은 타구들이 잡히지 않고 더 많이 안타로 연결됐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애버리지(타율)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풀타임 1루수'로 보낸 경험에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최주환은 원래 주 포지션이 2루수이지만, 키움엔 국가대표 2루수 김혜성이 있다. 시범경기를 치르며 팀 시스템과 코칭스태프의 의도를 이해한 그는 1루수 적응에 집중했고, 올 시즌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이닝(915와 3분의 1) 동안 1루를 지켰다.
최주환은 "1루수는 결코 만만한 포지션이 아니다. 좌타자가 많아지고, 1루수(오른쪽)에게 오는 타구 속도가 정말 빨라졌다. 내야수들의 송구를 잘 받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실책을 줄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주환과 키움의 동행이 계속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다. 그는 2021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계약을 했고, 키움은 2차 드래프트로 그를 지명하며 남은 계약 조건을 함께 받았다.
최주환은 두 번째 FA 자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저 그는 "남은 13경기에서 잘 할 생각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키움 젊은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 그런 노력을 하는 선수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키움에서 좋은 기운을 받은 최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