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복덩이'이다. SSG 랜더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3)가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에레디아는 지난 15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 4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2타점 맹타로 14-9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6경기에서 12안타(타율 0.480)를 몰아친 에레디아는 시즌 180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이로써 2016년 정의윤이 달성한 단일 시즌 구단 최다안타 기록(종전 179안타)을 갈아치웠다.
영양가도 높았다. 이날 에레디아는 5-5로 맞선 6회 말 2사 2루에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5-1로 앞선 6회 초 2사 만루에서 김영웅애게 동점 만루 홈런을 허용,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지만 SSG는 에레디아의 홈런 덕분에 다시 앞설 수 있었다. 에레디아는 10-9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 말 선두타자 2루타로 대량 득점(4점) 물꼬를 텄다. 그는 경기 뒤 "팀이 5강 싸움을 하는데 흐름을 탈 수 있는 중요한 경기를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며 "(단일 시즌 구단 최다안타에 대해선) 우선 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고 개인 커리어에서도 정말 의미 있는 업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에레디아의 시즌 성적은 16일 기준 타율 0.358(503타수 180안타) 17홈런 107타점. 최다안타 부문은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180안타·타율 0.354)에 뒤진 2위지만 타격은 레이예스에 앞선 1위. 에레디아의 가치가 빛나는 건 해결사 본능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득점권 타율(0.428)이 4할대이다. 구종과 코스, 상황을 가리지 않고 다 때려낸다. 무리하게 당겨치지 않고 밀어치기도 능수능란하게 해낸다. 15일 삼성 불펜 김태훈 상대로 기록한 투런 홈런도 5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만들어낸 결과였다. "약점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SSG 관계자는 "(에레디아는) 어느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라며 "5타수 무안타를 치더라도 의기소침하지 않는다. '그냥 이런 날도 있지'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정말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에레디아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다. 삼성전을 마친 뒤 그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잔여 10경기 팀원들과 똘똘 뭉쳐서 반드시 5강(SSG 현재 6위)에 갈 수 있게 하겠다"라며 "하나의 팀으로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