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베테랑 오승환(42)의 플레이오프(PO) 엔트리 탈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진만 감독은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실책이 있었어도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22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분의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6실점(비자책)했다. 야수 실책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긴 했지만, 오승환의 구위도 이전만 못하다는 게 삼성의 결론. 그 결과 23일 1군에서 제외했다.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이 4.91, 피안타율은 0.321로 심각하다. 블론세이브가 8개로 불명예스러운 리그 1위. 일찌감치 마무리 투수 보직을 내려놓고 중간 계투로 투입됐으나 이마저도 여의찮다.
박진만 감독은 'PO 엔트리 포함' 관련 취재진 질문에 "지금 구위로는 들어오기 쉽지 않다. 냉정하게 구위로 봤을 때 쉽지 않을 거 같다"며 "시간이 있어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변동이 있겠지만 지금 구위로는 쉽지 않다. 1이닝을 막기 버겁다. (선발로 투입해 구위를 올리거나 하는 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진만 감독에 따르면 오승환의 구속은 큰 차이가 없다. 전성기 시절의 불같은 강속구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박 감독은 "타자들이 느끼는 중요한 포인트가 종속이 좋냐, 안 좋냐인데 그동안 오승환은 스피드(구속)이 안 나와도 종속이 좋아서 타자를 압도했다. 그런 부분이 떨어진 거 같다"며 "종속이 떨어지다 보니 정타가 많아졌다. 타자들이 자신 있게 하더라. 준비를 워낙 잘 하지만 나이(1982년생)는 어쩔 수 없는 거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승환은 2011년부터 3년 동안 152경기에 등판해 2패(112세이브)만 추가했다. 평균자책점도 1.42로 수준급. 일본 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 복귀한 2020년부터 3년 동안에는 166경기를 소화, 6패(93세이브)만 기록했다. 쉽게 말해 여섯 시즌(2011~13, 2020~22) 318경기 패전이 8번인데 올해는 58경기에서 벌써 9패째를 당했다. 잔여 경기에서 1패만 추가하면 2005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0패'라는 불명예 개인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통산 세이브는 427개에서 멈춘 지 꽤 됐다.
박진만 감독은 "경험이 있어도 구위가 떨어지면 어쩔 수 없다. 앞으로 기간이 있는데 투수 파트랑 고민하고 상의해 구상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가을야구 대비 연습경기에서 타자를 상대하며 구위를 점검받을 예정. 23일 엔트리 말소 전 감독과도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도 납득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