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이어가길 바라는 게 특정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이다. 한 경기라도 더 기대감을 갖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PS) 진출 탈락은 조금 이른 시기에 결정된 것 같다. 불운했던 공격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롯데는 2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릭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5로 패했다. 1-1 동점이었던 7회 말 수비에서 바뀐 투수 정현수가 강백호와 김민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고, 이닝 세 번째 투수였던 나균안은 장성우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롯데는 7~9회 KT 투수 소형준(2이닝)과 박영현(1이닝)을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득점 없이 주저 않았다.
롯데는 시즌 72패(4무 63패) 째를 당했다. 잔여 경기 전승을 하고, SSG가 전패를 하길 기다려야 하는 '실현 가능성 제로'의 영역에 기대야 했지만, 한 경기도 버티지 못했다. 롯데는 4경기 더 치러야 한다.
이날 KT전이 패전으로 끝난 결정전 장면은 6회 초 공격이었다. 롯데는 1-1 동점에서 선두 타자 전준우, 후속 타자 윤동희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이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은 희생번트를 선택했다. 박승욱이 임무 수행을 위해 나섰다.
초구에 시도한 번트는 왼쪽 파울 선상으로 흘렀다. 이어진 2구째는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다. 문제는 몸을 날린 투수 김민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간 것.
투수는 재빨리 일어나 2루로 송구했다. KT 2루수 오윤석이 공을 잡아 베이스를 터치하고, 늦게 귀루한 전준우까지 태그 했다. 이어 1루로 송구로 역시 1루 귀루가 늦은 윤동희를 잡아냈다. 트리플 플레이. KT 입장에선 올 시즌 리그에서도 2번 밖에 나오지 않았던 삼중살이 5강 수성 기로에서 나온 것. 반대로 롯데는 득점 호기를 놓쳤다.
롯데 주자들의 주루는 다소 의아했다. 마치 런 앤드 히트 작전이라도 수행한 것처럼 뒤도 안 보고 내달렸다. 내야 빠른 땅볼이 나왔다면, 그런 주루가 정석이지만, 상대적으로 뜬공 아웃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하는 희생번트 작전 수행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물론 결과론이다.
올 시즌 젊은 야수들의 약진으로 뜨거운 6월, 더 뜨거운 8월을 보냈던 롯데. 활력을 불어넣은 새 얼굴이 시즌 막판 클러치 실책을 연발하며 패하기도 했다. 결국 디테일이 부족해 PS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실패가 확정된 24일 KT전 6회 공격이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