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은 올 시즌 뒤늦게 전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그는 기나긴 재활 훈련 끝에 최근에야 복귀했다. 2020년 데뷔 때부터 꾸준히 선발진에서 활약했던 그는 이달 복귀 후에는 불펜 투수로 나서고 있다.
복귀 후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7이닝 1실점)를 기록했다. 이닝 중간에 마운드를 내려가는 일 없이 맡은 바 임무를 다 해냈다. 9월 12일 NC 다이노스와의 복귀전에서 1실점 한 후엔 4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소형준의 합류로 KT의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9월 들어 박영현(8경기 평균자책점 5.63) 김민수(10경기 4.32) 김민(8경기 12.00) 등 필승조들의 힘이 다소 떨어진 가운데, 소형준이 멀티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주면서 불펜 과부하 걱정을 덜게 됐다.
당초 KT는 소형준을 비교적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릴 예정이다. 그러나 소형준의 구위 회복이 생각보다 빨랐다. 점수 차가 적거나 동점 상황에 투입돼도 문제없다. 소형준과 호흡을 맞춘 포수 장성우도 "구위는 (부상 전) 좋았을 때만큼 올라왔다"라고 칭찬했다.
소형준은 다가오는 포스트시즌(PS)을 바라보고 있다. 소형준은 'KT의 가을'과 인연이 깊다. 신인 시절인 2020년엔 정규시즌에서 13승을 거두며 팀의 첫 리그 2위를 이끈 바 있다. 2021년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2022년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씩 나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지난가을과 역할은 달라도 소임을 다할 준비는 마쳤다. 지난해 부상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태지 못한 아쉬움도 이번에 털어내고자 한다. 소형준은 "다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 기쁘다. (PS에 진출한다면) 어떤 보직이든 맡은 임무를 제대로 해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