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문보경(24)의 개인 첫 100타점 달성에는 끈끈한 동료애가 숨어 있다. 선후배의 든든한 지원이 뒤따랐다.
문보경은 지난 1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준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형들이 개인 100타점 도전을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다"라며 고마워했다.
LG는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14-5로 승리, 정규시즌 3경기를 남겨두고 3위를 최종 확정했다. LG는 다음날(25일)부터 곧바로 포스트시즌(PS) 준비 체제에 돌입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수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 일부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주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문보경이 25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출전했다. 다음날(26일) 키움 히어로즈전 역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긴 마찬가지였다. 문보경의 자발적 출전 의사가 강했다. 개인 첫 100타점 달성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문보경의 종전 한 시즌 최다 타점은 지난해 72타점이었다.
문보경은 25일 한화, 26일 키움전에서 각각 1타점씩 추가해 시즌 143번째 경기까지 총 95타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100타점까지 5타점이 부족, 기록 달성이 쉽진 않아 보였다.
문보경은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전에서 5타수 4안타(2홈런) 6타점을 올려 100타점을 돌파했다.
동료들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
문보경은 1회 초 첫 타석에서 홍창기와 신민재의 연속 안타로 얻은 찬스에서 3점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3회에는 솔로 홈런으로 시즌 99타점까지 채웠다. 5회 안타, 7회 내야 땅볼을 기록한 문보경은 8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쳐 결국 101타점까지 늘렸다.
문보경은 "(8회 2사 1, 2루에서 앞타자) 영빈이가 볼넷을 걸어나가 정말 고마웠다. 경기 후 영빈이가 2볼에서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왔는데) 일부러 타격하지 않고 참았다고 하더라"며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빈이 2사 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문보경에게 만루 찬스가 연결됐다. 문보경은 "영빈이에게 '다음에 혹시 반대 상황이 생기면 그때 내가 꼭 돕겠다'고 약속했다. 번트라도 대서 영빈이의 기록 도전을 도울 것"이라면서 "맛있는 밥을 사줘야죠"라고 웃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보경은 "출루왕인 (홍)창기 형은 '(휴식 차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 전에) 내가 경기에 출전할까'라고 먼저 물어오더라. (신)민재 형은 28일 삼성전 5회 무사 1루에서 오스틴 딘 타석 때 2루 도루를 노리다 아웃됐지만 결국 득점권에 진루해 내게 타점 찬스를 연결해주려 한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정말 고마웠다"라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