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에 ‘정치적 간섭’과 관련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성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협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간 감사 발표가 나온 시점에 해당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협박하고 겁박하는 것이다. 협회가 정말 마지막 쓸 수 있는 카드를 썼다”고 평했다.
박문성 위원은 3일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최근 FIFA가 보낸 경고성 공문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전날(2일) 협회에 따르면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FIFA 공문을 지난달 30일 받았다.
FIFA는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중시하며 정관에도 관련된 조항들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15조에도 각 협회가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협회는 자격 정지 등 징계를 받는다. FIFA 주관 대회 출전 금지 등이 그 예다.
당시 문체부는 협회 중간 감사 발표 중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내부 절차에 하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크기 때문에 문체부도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다만 축구협회의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분야다. 축구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과 상식과 공정의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 처분에 대해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추천 ▲홍명보 감독 면접 과정의 불투명·불공정성 ▲이사회 선임 권한 형해화 ▲허위 보도설명자료 배포 등을 근거로 홍명보 감독 선임과정은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해 박문성 해설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이거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얘기”라고 운을 뗀 뒤 “간단치가 않다. 정몽규 회장의 월권, 홍명보 감독의 특혜 그 모든 걸 포함한 절차 위반이 있다고 얘기했다. 문제가 있으니 ‘물러나라’라고 하면, 결국 인사권의 문제가 된다”라고 짚었다.
문체부가 인사권 문제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면, FIFA가 이를 정치적 개입으로 판단해 제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박 위원은 “협회가 이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좀 보긴 해야겠지만, 그 이후에 내놓은 어떤 반박문이나 이런 걸 보면 아직도 심각성을 모르는구나 생각하긴 한다”고 평했다.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은 박 위원은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책임지는 게 상식”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결론이 났으면, 억울하다고 하다는 목소리나 주장이 아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회의) 반박문을 보면 그동안 해왔던 얘기를 똑같이 한다. 협회가 썼나 싶을 정도의 궤변을 써놨다”고 돌아봤다.
FIFA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리 놀랍지 않다. 예상했던 협회의 대응이다. 협회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니야’라고 협박하고 겁박하는 거다. 문체부가 감사 들어간다고 했더니 미디어에 이걸 흘렸다. 문체부 발표하는 날 또 (내용을) 흘렸다. 일종의 호도”라고 평했다. 동시에 과거 2005년과 2011년 협회의 잘못된 운영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시도 국회가 불러 따졌다. FIFA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2010년 프랑스가 선수단끼리 싸우고 난리 나고, 청문회가 이어지자 FIFA도 지적한 바 있다. 그랬더니 (프랑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반박하자, FIFA도 그냥 넘어갔다”라고 짚었다.
끝으로 박문성 위원은 “우리가 얘기하는 민주주의는 결론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의견을 주고받는 다는 것. 말할 수 있는 자유”라며 “박주호 의원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러지 않나. 고소 고발하겠다고 그러지 않나. 이런 형편 없는 리더 그룹이 어디 있나?”라고 의문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