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서울의 봄’ 무대인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 감독과 배우 김의성, 박해준이 참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개봉, 131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랜만에 관객과 마주한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을 향한 사랑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며 “사실 처음 시나리오 쓰고 촬영하고 개봉하기 직전에도 이 영화를 이렇게 많은 관객이 봐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특히 젊은 여성 관객들이 안 볼 거 같다는 반응이 많았고 그게 가장 큰 고민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저 영화에서 다룬 사건을 모르시는 분들이 영화로 재밌게 보시고 내막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 감독은 “막상 영화를 개봉하니 젊은 관객이 많이 봐줬다. 옛날 아저씨들이 군복 입고 왔다 갔다 하는 거에 아무런 관심이 없을 듯했던 젊은 여성 관객이 많이 봐줘서 놀랍고 기적 같았다. 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걸 느꼈다”며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또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의성 등 ‘서울의 봄’을 가득 채운 화려한 배우 라인업을 놓고 “이 영화에는 너무 많은 배우가 나와야 했다. 연기가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했는데 사실 캐스팅이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특히 애를 먹인 배우로 이날 무대인사에 함께한 박해준, 김의성을 꼽았다. 김 감독은 장난스레 혀를 내두르면서도 “‘아수라’ 때부터 제가 연출 스타일을 바꿨다. 배우가 움직이면서 대사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대 경험이 많아야 한다. 두 분은 그게 가능한 분들이었다. 게다가 연출적 능력도 있다. 그래서 꼭 모시고 싶었다”고 치켜세웠다.
배우들 역시 화답했다. 김의성은 “김성수 감독과 안 지가 35년 정도 됐다. 신인 감독, 신인 배우 시절부터 알았다. 근데 작품으로 만난 건 처음이었다”며 “다음 날도 또 찍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밌었다. 또 뵙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해준 역시 “김성수 감독님과 만나서 다행이고 감사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하시는 말씀이나 배우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물론 힘들어했던 배우도 있겠지만 저는 아니다. 또 하고 싶다.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박해준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도 전했다. 그는 “‘서울의 봄’이 관객들에게 너무너무 사랑받아서 어떻게 다시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을까 했는데 다시 한번 큰 축제 현장에서 인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의성은 “한국 영화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부산까지 모여주신 걸 보니까 감격스럽고 기분이 좋다”머 “다시 신나게 영화를 만들고 보는 날이 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어제 개막식 참석하면서 영화제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영화가 어렵긴 하지만 어려울 때 바닥을 차고 올라가면 새로움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부족했던 ‘서울의 봄’이 여러분의 사랑으로 빛나게 된 것처럼 부산영화제와 한국 영화계도 계속 응원해 주시면 또 다른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