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일간스포츠를 통해 보도된 뉴진스 멤버들의 어머니들 인터뷰가 연예가를 달궜다. 인터뷰에서 멤버들의 어머니들은 하니가 하이브 사옥에서 경험했다고 밝힌 ‘타 아티스트’ 매니저의 무시 발언에 대해 사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해당 장면이 담겼을 것으로 추측되는 CCTV가 삭제된 정황을 확인했다며 하이브 측의 석연치 않은 해명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이 장문의 공식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첫 문장부터 논점을 흐리는 우를 범했다.
“당사는 터무니없는 표절 주장에 이어 근거 없는 인사 논란으로 신인 아티스트를 음해하려는 시도를 즉시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뉴진스 멤버들 어머니들의 의문 제기를 인사 논란, 신인 아티스트(아일릿) 음해로 단정짓고 나선 입장부터가 잘못됐다. 빌리프랩(이하 하이브)은 최초 보도에 아일릿 언급이 전혀 없었음에도 “커뮤니티에서 특정한 채 당사 아티스트를 언급하고 있어”라며 스스로 타 아티스트가 아일릿임을 공식화했다. 아일릿이 아닌, 타 아티스트 ‘매니저’의 언행으로 인한 뉴진스의 사내 고립, 나아가 직장내 괴롭힘 문제 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인 아티스트 음해’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브는 또 해당 입장문에서 “아일릿 의전담당 구성원(매니저)은 뉴진스 멤버에 대해 ‘무시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적시했으나 뉴진스 멤버들 어머니들이 제기한 문제인 ‘해당 CCTV 영상이 왜 일부만 남아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아일릿 멤버들이 인사를 하는 장면은 남아 있고 하필이면 하니에 대한 무시 발언이 나왔을 순간이 담긴 부분은 삭제된 상태였느냐 하는 것이다.
뉴진스 멤버 A의 어머니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황당하게도 사건 발생 날짜의 영상이 모두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니에게, 하니와 다른 아티스트 멤버들이 인사를 하고 있는 8초 가량의 영상만 남겨 보여주고, 그 뒤 그 아티스트와 매니저가 나올 때가 중요한 데 다른 시간대의 영상은 모두 삭제됐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더라. 왜 하필 문제가 안되는 장면만 남겼겠는가. 바보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또 멤버 B의 어머니는 “그래서 그럼 굳이 왜 그 장면만 지웠냐고 했더니 지운 것은 퇴사한 사람이라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하더라. 보안팀은 업무 지시와 컨펌을 한 상급자의 핑계를 대고, 상급자는 담당자가 퇴사했다며 퇴사자를 탓하고, 엉망이었다”며 개탄하기도 했다.
문제 상황이 담겼을 것으로 추론되는 시점의 영상은 확보되지 않은 데 대해 고의로 누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뉴진스 부모 입장에선 합리적 의심인데, 하이브는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 없이 그저 아니라는 주장만 하는 셈이다.
공식입장이 범한 우는 또 있다. 엄연히 뉴진스 멤버 부모의 인터뷰이자 입장인데도 이를 ‘민희진 측’으로 규정한 점이다. 뉴진스가 민희진 어도어 이사를 옹호하는 입장이라 하더라도 하이브가 진정 뉴진스를 자사 아티스트로 여긴다면 ‘멤버들의 어머니들’이라고 지칭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공식입장에서 이들을 ‘민희진 측’이라 칭한 점은 4월 감사에 대한 공식입장부터 줄곧 이어져 온 명백한 프레임이다. 이는 뉴진스와 그의 부모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어려운, 몹시도 무례한 단어 선택이다.
제기된 문제의 요지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타 아티스트와 인사를 했네, 안했네가 아니라 그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했느냐는 것이고 그와 관련된 CCTV의 삭제 등에 대해 제대로 조사를 안했다는 게 핵심이다. 하이브는 이를 ‘인사 의혹’. ‘신인 아티스트 음해’로 호도하고 있다. 일부러 논점 흐리기를 하며 애써 외면하려는 것인지 정말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