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창원 LG를 떠나 원주 DB 유니폼을 입은 이관희(36)가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곧 개막하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관희는 지난 1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 DB손해보험 KBL 컵대회 결승에서 수원 KT를 상대로 31분 44초를 소화, 19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DB는 이관희의 맹활약에 힘입어 역대 최초 KBL 컵대회 정상에 섰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이관희 역시 13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후 이관희는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컵대회긴 하지만 너무 기분 좋다. 내가 프로 생활하면서 우승한 기억이 없어서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관희는 지난 6월 DB 두경민과 맞트레이드 돼 3년 만에 적을 옮겼다. 당시 LG는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를 달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4~25시즌 새로운 목표를 위해 처절한 반성으로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적 과정에서 아픔이 있었던 이관희는 “조상현 (LG)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웃으며 “DB 오고서 잔부상도 많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감독님, 코치님이 잘 이해해 주셨다. 무릎, 종아리가 아팠는데 자는 시간 빼고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치료해 주고 있다. 모든 분의 배려 덕에 잘 뛸 수 있었다. 아프지 않고 (리그) 54경기 꼭 다 뛰고 싶다”고 했다.
DB에서 성공적인 첫선을 보인 이관희는 김주성 DB 감독의 칭찬을 끌어냈다. 김 감독은 컵대회 결승전 수훈갑이 누구냐는 물음에 “이관희는 충분히 베스트로 나와서도 몇 게임을 책임질 체력이 충분하다. 이관희가 적절한 때에 투맨 게임을 잘 풀어줬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인 DB는 디드릭 로슨이 팀을 떠났지만, 치나누 오누아쿠가 합류하면서 전력을 지켰다. 김종규, 이선 알바노가 건재한 가운데, 경험 많은 이관희는 김시래 등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도 있다.
이관희는 “사실 내가 지금 100% 컨디션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컨디션이 5~60% 정도다. 알바노나 종규, 오누아쿠가 주는 패스를 맛있게 던지기만 하면 됐다. 동료들 덕에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면서 “시즌 때도 동료들, 감독님을 믿고 하면 정규리그, 챔프전까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DB는 오는 19일 오후 2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서울 삼성과 2024~25시즌 정규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