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역시도 가을 체질은 아니었던 걸까. 오타니가 또 한 번 무안타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침묵을 더했다.
다저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승제) 2차전 뉴욕 메츠와 맞대결을 4-7로 패했다.
선발진이 약한 다저스는 앞서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 승리를 이끈 불펜 데이 전략을 다시 꺼냈으나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선발 투수 브라이언 브레이저가 선제 솔로포를 맞고 출발한 다저스는 2회 바통을 이어 받은 랜던 낵이 만루 홈런을 허용, 한 이닝 5실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메츠에 내줬다.
마운드 부진만큼 타선 부진도 뼈아팠다. 전날 5안타 5타점을 합작한 다저스의 최우수선수(MVP) 트리오 오타니,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은 이날 각각 1, 2, 4번 타자로 출전했으나 무안타 침묵했다. 3번 타자로 나온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만 상위 타선 중 유일하게 1안타를 때렸다.
특히 올 시즌 통산 세 번째 만장일치 MVP가 유력한 오타니가 침묵한 게 다저스의 패배로 이어졌다. 왼손 스리쿼터 투수로 왼손 타자 상대 강점이 있는 메츠 선발 션 머네아에게 철저히 공략당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머네아를 상대한 오타니는 초구 몸쪽 싱커를 쳐 파울을 기록했고, 빠져 나가는 스위퍼는 잘 참았으나 존 안에 싱커와 스위퍼를 꽂을 때는 유인구와 구분하지 못하는 듯 했다. 결국 5구째 싱커를 맞혀 보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3회 말 두 번째 타석은 더 무력했다. 머네아와 다시 만난 오타니는 이번에도 초구 몸쪽 싱커에 대응했지만, 또 파울만 기록했다. 머네아는 2구 한가운데 싱커로 여유롭게 루킹 스트라이크를 얻었고, 다시 조금 높게 싱커를 존에 넣어 보란듯이 3구 삼진을 뽑았다. 달아나는 스위퍼를 경계한 것인지, 스윙하지 않은 오타니는 멀뚱히 쳐다보다 삼진으로 돌아서야 했다.
이후 타석도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다. 5회 말 머네아와 세 번째 만났을 때는 1루수 뜬공에 그쳤고, 7회와 8회엔 볼넷을 얻었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오타니 봉쇄에 성공한 메츠는 여유롭게 점수 차를 지켜내며 승리를 가져갔다.
15일 경기로 오타니의 가을야구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데뷔 후 LA 에인절스에서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보지 못하던 오타니는 다저스로 이적한 올해 첫 해부터 포스트시즌 출전에 성공했다. 첫 가을야구 경기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선 동점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활약했지만, 이후 침묵이 길어지면서 포스트시즌 성적도 점점 떨어지는 중이다. 앞서 14일 NLCS 1차전 2안타 활약에도 포스트시즌 타율 0.222 출루율 0.344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677에 그치고 있다. 옛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 라이벌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처럼 포스트시즌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다저스의 패배로 1승 1패가 된 NLCS는 오는 17일 오전 9시 8분 뉴욕 퀸즈 시티필드에서 열리는 3차전으로 이어진다. 시리즈는 5차전까지 뉴욕에서 진행되고, 5차전 내에 시리즈가 끝나지 않으면 6차전과 7차전은 LA로 돌아와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