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4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잡은 배준호(21·스토크 시티)가 왼쪽 윙어로 나서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과거 손흥민(32) 황희찬(28) 등의 활약을 방불케 하는 존재감이다.
배준호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선발 출전, 팀의 왼쪽 공격수로 나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날 경기는 배준호의 A매치 선발 데뷔전이다. 이전까지 교체로만 활약한 그는 2차 예선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데뷔전과 데뷔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끝난 요르단과의 3차 예선 3차전에서는 오현규(헹크)의 득점을 돕기도 했다. 한국은 황희찬과 엄지성(스완지 시티)을 모두 부상으로 잃었다. 손흥민은 허벅지 부상으로 아예 소집이 불발됐다. 결국 배준호가 이날 선발 기회를 잡았다. 대체자로 선발된 이승우·문선민(이상 전북 현대)보다 앞선 모양새다.
배준호는 시작하자마자 존재감을 뽐냈다. 킥오프 3분 만에 아크 왼쪽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20분에는 오세훈의 패스를 받은 뒤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공은 수비를 맞고 굴절돼 동료에게 연결되진 않았다.
그보다 앞선 15분에는 직접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한국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중간에는 중앙의 이재성과 스위칭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관여했다. 전반 중반에는 공격 지역 최다 터치(9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단순히 공격에만 몰두한 게 아니다. 34분에는 왼쪽 공격 지역에서부터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상대의 공격을 태클로 저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좀처럼 이라크를 상대로 유효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랬던 흐름을 깬 건 배준호의 발끝이었다. 전반 41분 설영우를 향해 정확한 전진 패스가 전달됐다. 설영우는 침착하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반대편 배준호에게 연결됐다. 배준호는 침착하게 트래핑한 뒤 재차 중앙으로 공을 건넸다. 이를 오세훈이 왼발로 마무리하며 이날 한국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40분간 이어진 침묵을 깨는 득점이기도 했다. 배준호는 2경기 연속 어시스트.
한국은 배준호의 활약에 힘입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한편 이 득점은 오세훈에게도 A매치 데뷔 득점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이 이 리드를 지킨다면, B조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경기 전 기준, 두 팀은 나란히 3경기 2승 1무로 승점 7을 기록한 상태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