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에이스 게릿 콜(34)이 결국 옵트 아웃을 선택했다. 양키스가 그를 붙잡을 선택지는 있지만, 그 경우 팀 사정이 쉽지 않아진다.
미국 ESPN, USA투데이 등 현지 매체들은 3일(한국시간) 콜이 옵트 아웃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12월 양키스와 콜은 9년 3억 2400만 달러(4473억원)로 당시 기준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었다. 올해까지 5년을 보냈고, 앞으로 4년 1억 4400만 달러(1988억원)가 남은 상황이다.
콜의 옵트 아웃은 일반적인 형태와 다소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선언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되지만, 콜은 양키스가 그를 붙잡을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양키스는 계약 조항에 따라 콜이 옵트 아웃을 선언할 시 계약에 1년 3600만 달러(497억원)를 추가할 수 있다. 즉 10년 차 계약을 더함으로써 콜을 계속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콜은 시장에 나선다.
양키스로서는 칼 같이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사항이다. 콜은 내년 서른 다섯 살이 된다. 옵트인을 해 5년을 쓰면 39살까지 고액 연봉을 내줘야 한다. 콜의 기량도 하향세다. 양키스와 계약할 당시 리그 굴지의 에이스였으나 올 시즌엔 부상까지 있어 8승 5패 평균자책점 3.41에 그쳤다. 지난 5년 기록은 125경기 59승 28패 평균자책점 3.12였다. 2023년 15승 4패 평균자챍점 2.63으로 사이영상을 탔으나 지표는 꾸준히 떨어지는 중이다.
문제는 콜이 나갔을 때다. 콜 본인은 나가도 기존 계약 못지 않은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정규시즌엔 부상이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5경기 평균자책점 2.17로 맹활약했다. 특히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팀은 패했으나 본인은 7이닝 비자책 호투를 펼쳤고, 최고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기량이 여전하다는 걸 야구계에 증명했다. 매년 투수 FA 몸값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콜의 몸값도 결코 낮지 않다.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등 40세 나이에 고액 연봉을 받은 사례도 나왔다.
반면 양키스는 콜이 나갈 경우 대안이 마땅치 않다. 올 시즌 선발진은 정상적으로 돌아갔지만, 콜이 빠지면 1선발이 카를로스 로돈일 정도로 안정적인 투수가 적다. 그렇다고 무작정 잡을 수도 없다. 양키스는 콜 말고도 후안 소토가 FA가 된다. 양키스는 FA 1년을 남겨둔 소토를 지난해 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트레이드 영입한 바 있다. 정규시즌엔 41홈런을 쳐 지구 우승에 힘을 보탰지만,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엔 실패하며 트레이드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FA가 된 소토는 '양키스 프리미엄은 없다'고 선언하며 양키스 포함 각 구단에게 대형 계약을 요구하는 중이다. 소토와 콜 모두 잡을 경우엔 페이롤 관리가 어려워진다.
한편, 양키스는 앞서 2일엔 마무리 투수 루크 위버에 대한 팀 옵션을 실행한 바 있다. 또 3일엔 1루수 앤서니 리조에 대해 팀 옵션을 거부하고 결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