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감독대행 역할을 맡아 인천 신한은행의 시즌 첫 승을 이끈 이시준 감독대행이 “경기가 끝난 뒤 구나단 감독님과 단체로 영상 통화를 했다”며 “너무 기뻐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시준 대행은 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홈경기 66-58 승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 감독님이 병원 진료를 보고 오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신한은행을 이끌던 구나단 감독은 건강상 이유로 지휘봉을 잠시 내려놨고, 대신 이시준 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맡아 팀을 지휘했다. 코치진과 선수단은 전날 이 소식을 접했고, 구단을 통해 경기 당일 오전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이시준 감독대행은 “사실 무기력하게 질까봐 너무 걱정했다. 울다가 지친 시간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감독님을 웃게 해 드려서 다행이다. 감독님께서는 ‘수고했다, 고생했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잡은 뒤,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한 발 더 뛰는 투지 넘치는 농구와 압박을 더해 홈팬들의 박수도 받았다.
이시준 대행은 “감독님이 이끄실 때 이런 모습들이 더 일찍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은 비록 답답한 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수비에서 잘 나타났다. 들어가는 선수들마다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며 “상대도 3연패라서 간절했을 텐데, 구나단 감독님의 상황이 선수들의 응집력을 이끌어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 결정적인 3점슛 2개를 터뜨린 김지영에 대해서도 “그것조차도 간절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준 감독대행은 “슈팅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오늘 키아나 스미스(삼성생명)도 지영이가 막는 내내 힘들어하던데, 지영이는 수비가 그렇게 집중이 되고 몰입이 돼야 공격도 잘 풀리는 유형의 선수”라며 “면담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 있게 던진 게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날 5점 3리바운드를 기록한 이두나의 활약상에 대해서도 이시준 감독대행은 “비시즌 준비를 정말 착실하게 했다. 힘이 있으면서도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고, 외곽 능력도 있는 선수”라며 “감독님 계실 때부터 언제든 기회가 되면 조커라도 투입을 시켜보려 했던 자원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