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농구 국가대표 이현중(24·일라와라 호크스)이 국내 팬들 앞에서 인도네시아·호주전 필승을 다짐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유독 많아 부담이 더 커졌지만, 그는 “잘 맞춰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현중은 2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진행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3차전 인도네시아전 대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항상 (국가대표로) 뛰고 싶었고, 이번에 일정도 다행히 맞았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팬분들 앞에서 뛰는 건데 정말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대학농구와 미국프로농구(NBA) 하부 G리그, 호주 무대에서 뛰었던 이현중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2연전에 나서게 되면 이현중은 국가대표로는 처음으로 국내 팬들 앞에서 플레이를 선보이게 된다.
이현중은 “3년 전과 비교하면 멘털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안 풀려도, 팀원들을 살릴 수 있다”며 “개인적인 것보다는 팀 승리를 조금 더 생각하는 선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안준호) 감독님이 원하시는 게 원팀이다. 개인 스탯보다는 일단 팀 승리가 우선”이라며 “12명 선수 모두가 개인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다. 각자의 생각들도 있고 스킬도 있을 거다. 나이는 최고참이 아니지만, 리더 역할을 하면서 이끌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표팀에 유독 부상 선수들이 많아 이현중에게는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그만큼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실제 이번 대표팀엔 이정현(고양 소노)과 하윤기, 문정현(수원 KT), 김종규(원주 DB) 등의 소집이 불발됐다.
이현중은 “부상자가 많이 나와서 안타깝고 아쉽다”면서도 “다른 11명의 선수들 모두 충분히 국가대표가 될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잘 맞춰서 한다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FIBA 랭킹이 53위인 한국은 77위 인도네시아전은 반드시 이기고, 7위 호주와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호주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의 시선 역시도 호주전에 맞춰져 있다. 쉽진 않겠지만, 그 밑바탕에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현중은 “호주전은 당연히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면서도 “저희도 열심히 준비할 거다. 많은 호주 선수들을 알고 있으니까,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하면서 상대 선수들의 특성이나 어떻게 풀어나갈지 말하면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호주 선수들이 우리보다 피지컬적으로 굉장히 뛰어날 거라는 걸 안다”면서도 “저희가 3점슛 능력이나 이타적인 부분에서는 호주 못지않게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호주의 약점을 잘 파고들어서, 한국만의 강점을 살리는 농구를 하면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실업농구 삼성전자 출신의 이윤환 감독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 씨의 아들이기도 한 이현중은 부모님의 조언도 깊게 새기고 있다.
이현중은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항상 겸손한 자세를 잃지 말라고 말씀해 주신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리가 얼마나 영광이고 감사한지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부모님 말씀대로) 겸손하게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제가 뛰는 모든 국가대표팀 경기를 이기고 싶다는 것이다. 이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대한민국 선수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경기 보러 많이 와주셔서 응원 많이 해주시면 저희도 꼭 좋은 경기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농구 대표팀은 워밍업 포함 1시간 반가량 훈련하는 것으로 인도네시아전 대비 마지막 담금질에 나섰다. 경기를 하루 앞둔 만큼 예정됐던 훈련 시간보다는 더 적게 훈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21일 오후 7시 30분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인도네시아와 예선 3차전을 치른 뒤, 24일 오후 3시에는 호주와 4차전을 치른다.
2025 FIBA 아시아컵 예선은 6개 조로 나뉘어 열린다. 한국은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FIBA 랭킹 88위)과 함께 A조에 속해 FIBA 아시아컵 본선 진출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1차전 호주 원정에서 71-85로 졌던 한국은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태국과 2차전에선 96-62로 대승을 거두고 1승 1패로 호주(2승)에 이어 A조 2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이번 2연전 이후 내년 2월 태국-인도네시아와 마지막 2연전을 치른 뒤 아시아컵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 내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FIBA 아시아컵 본선 출전권은 각 조 1·2위와 각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에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