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2명 영입보다 검증된 선발 투수와 결별을 선택한 게 더 주목된다. 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키움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4시즌 함께 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구성해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라고 밝혔다.
2022시즌 키움에서 뛰었던 푸이그의 컴백,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서 대체 선수로 뛰었던 카디네스의 합류 모두 이미 징후가 있었다. 푸이그는 해외 매체에서 키움행을 예고했고, 카디네스는 키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팔로우해 셀프 어필했다. 지난 2시즌 연속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장타력도 2023~2024시즌 합계 장타율도 최하위였다.
한 명 준 외국인 투수의 자리는 국내 젊은 투수가 맡는다. 여기까지는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후라도와의 결별은 예상 밖이다. 키움은 25일 보류 선수 명단을 제출하며 도슨과 헤이수스는 제외했지만, 후라도는 묶은 바 있다.
후라도는 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선수다. 키움이 모처럼 외국인 선수 영입해 상한액(신규 외국인 선수 기준 100만 달러)을 채웠다. 후라도는 2023시즌 11승 8패·평균자책점 2.65, 2024시즌 10승 8패·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각각 180이닝을 넘겼다. 후라도는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만 23번 해냈다. 단연 리그 1위 기록이었다. 구위형 투수는 아니지만, 가장 꾸준하게 안정감을 보여준 투수다.
고형욱 단장은 후라도와의 결별에 대해 "팀 방향성을 고려해 로젠버그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가동을 스스로 포기한 상황.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는 1선발이자 에이스가 필요하다고 본 것. 그 적임자가 로젠버그였다.
1995년생 로젠버그는 메이저리그(MLB) 이력이 있다. 2022시즌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 소속으로 데뷔해 총 17경기에 나섰다. 선발 등판은 5번이다. 마아니러기에서는 통 163경기에 등판해 52승 3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한 바 있다. 최고 구속 148㎞/h를 찍는 좌완 투수로,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구단은 "좋은 투구 밸런스와 변화구 구질이 뛰어나다"라고 했다.
사실 이력과 특징 모두 이미 KBO리그 적응을 마친 후라도와 비교해 나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진 않는다. 구위도 마찬가지. 하지만 안목이 좋은 키움이 내린 과감한 결단에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