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지난달 30일 광주시 금남로 5가부터 5·18민주광장까지 약 1.2㎞를 행진하는 카퍼레이드(차량 시가행진) 행사에 나섰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이었던 1989년 이후 35년 만에 광주 도심에서 열린 우승 축하연이었다. 시민 1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선수들을 맞이했다.
이층 버스 2대에 나눠 탑승한 선수들은 각자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연신 손을 흔들었다. 환호하는 팬들을 뒤에 두고 셀피를 찍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날씨가 쌀쌀해져서 걱정했는데 많은 광주시민들과 팬분들이 직접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 응원에 보답하는 타이거즈를 만들겠다"라고 했다. 20여 분 동안 진행된 행사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린 선수단은 광주시가 마련한 기념식에 참석, 강기정 광주시장으로부터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받았다.
선수단은 바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이동해 우승 기념 팬 미팅(V12 타이거즈 팬 페스타)에 참석했다. 초청받은 5000여 명 팬 앞에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하이라이트는 선수들이 준비한 공연이었다. 2024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김도영은 팬 서비스도 최고였다.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지난 6월 일본 도쿄돔 팬미팅에서 선보여 화제를 모은 '푸른 산호초(원곡 가수 마쓰다 세이코)' 공연을 재연한 것. 단발 가발을 쓰고, 블루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착용하는 등 의상 콘셉트까지 하니를 완벽하게 따라 했다. 팬들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도영의 팬사랑에 감동하는 반응을 쏟아냈다.
KIA 젊은 선수 유승철·김민주·유지성이 '놈놈놈', 변우혁과 박정우도 '미녀와 외야수'라는 팀명으로 참가해 '도니(김도영과 하니 이름 조합)'로 나선 김도영에 맞불을 놓았다. 선수단 공연 우승은 '미녀와 외야수'가 차지했다.
KIA는 역대급 우승 뒤풀이 속에 2024시즌 팀 공식 일정을 마쳤다. 12월 둘째 주까지 KBO·언론사 시상식이 이어진다. 우승 여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