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23)를 둘러싼 이적 협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명문 뉴욕 양키스, 그리고 같은 연고지 뉴욕 메츠가 미팅 소식을 먼저 전했다.
뉴욕 지역 방송국인 SNY의 메츠 전담 기자 앤디 마티노는 20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오늘 메츠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사사키와 만났다"고 전했다.
사사키와 미팅을 마쳤다고 전해진 건 메츠가 처음이다. 이보다 하루 전인 19일엔 브라이언 캐시먼 뉴욕 양키스 사장이 "1월 초 캘리포니아로 가 사사키를 만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어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비롯해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 맥스 프리드(양키스) 윌리 아다메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새 소속팀을 찾은 현재 사사키는 남은 선수 중 '최대어'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다. 최고 165㎞/h 강속구, 역대 최고로 꼽힐 스플리터, 완성도가 높아진 슬라이더를 던지는 그를 두고 벌써부터 전미 유망주 1위가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게다가 사사키는 어느 팀에든 갈 수 있다. 15년 동안 1조 1004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아가는 소토와 달리 사사키는 국제 유망주 신분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3년 동안 최저 연봉을 받아야 하고, 6년 동안 새 소속팀에 묶인다. 양키스, 다저스처럼 빅마켓 구단이 아니어도 그를 영입할 수 있다.
사사키의 계약 예상 시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사사키는 2025년 국제 유망주 계약이 시작되는 1월 16일 이후 계약할 예정이다. 2024년엔 계약금을 대부분 소진했던 구단들이 2025년엔 새 계약금 풀에 맞춰 사사키를 데려올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750만 달러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사키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계약금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사키가 특정 지역, 날씨, 일본인 선수 유무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또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상처를 입었다며 "스몰 마켓 구단이 사사키에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사키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 아직 자세히 논의해 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정 환경을 선호하지 않을테니 30개 구단 모두 접촉하라는 '마케팅'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배'는 바뀌지 않은 모양새다. MLB닷컴은 사사키를 언급하면서 결국 마지막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유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때문이다. MLB닷컴이 19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개 구단 임원진이 참가한 가운데 다저스가 11표, 샌디에이고가 7표로 득표 1, 2위를 받았다. 3위인 샌프란시스코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각 1표에 그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사사키가 특정 환경을 선호하지 않더라도 다저스에서 뛰는 게 너무 유리하다는 게 투표한 임원들의 생각이다. MLB닷컴은 "다저스는 엘리트 선수들을 위해 거액을 지출하는 팀이다. 사사키가 예상대로 MLB에서 던져준다면 (고액의) 연장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며 "또 투수들은 다저스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간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두 팔 벌려 사사키를 환연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이유로 샌디에이고도 사사키와 적합하다. 사사키는 울프가 말한 '작은 시장'에 다저스보다 어울리는 팀이고, 다르빗슈 유와 사사키가 가까웠던 것도 가점 요인이다. 구단 고문이 일본 야구 레전드 노모 히데오인 것도 사사키에게 매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