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정년이’ 신드롬의 밴드 이날치가 정규 2집 선공개 시리즈 제2탄 ‘히히하하’를 26일 발표한다.
신곡 ‘히히하하’는 도깨비들의 연말 파티처럼 ‘히히~ 하하~ 히히~’ 하는 후렴구가 단번에 각인되는 이날치표 후크송이다. 이들은 지난 11월 발표한 ‘봐봐요 봐봐요’와 ‘발밑을 조심해’에 연결되는 새로운 스토리로 매 달 한두 개씩 연작 형태로 발표, 내년 중 2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26일 공개되는 신곡 ‘히히하하’는 공연장에서 가장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할 시끌벅적한 곡이다. 곡의 에너지를 무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은솔 작가의 뮤직비디오는 이날치가 만들어 가는 이상하고 낯선 세계로 초대한다.
‘히히하하’의 뼈대는 통쾌한 집단 탈주극이다. 이 곡에서는 2집 세계의 주인공인 ‘더미’와 ‘자루’가 왕이 주최한 기괴한 서커스에 잠입한다. 악취미 가득한 왕은 전국 각지를 돌며 반인반수나 온갖 잡신과 괴물들이며 이상한 몸들을 모아 가둔다. 그리고 그들로 프릭 쇼를 꾸민다. 그러나 더미는 서커스의 피날레에 천막을 무너뜨린다. 이때, 갇혀 있던 ‘비정상’의 몸들이 휘장을 찢고 풀려나며 우르르 우르르 끝 모를 밤을 향해 나아간다.
이번에도 말맛으로 음악을 완성했다. ‘히히 하하 히히~’ 하는 후렴구는 물론이고 ‘동동동’ ‘퐁퐁퐁퐁’ ‘우루루루’ ‘끼루루루’ ‘갈갈갈’ ‘우줄우줄’ 등의 의성어, 의태어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안팎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창작됐다. 감칠맛 나는 언어적 재료들의 난장이다. 2집 스토리 창작을 총괄하는 김연재 극작가가 이날치 멤버들과 작업했다. 함께 끓여낸 말과 소리와 음이 창의적 총체를 이룬다.
편곡은 이날치 특유의 입체적 미니멀리즘이다. ‘히히하하’는 도입부부터 거칠거칠 둔중한 베이스기타로 신묘한 궤적을 그린다. 음계를 오르내리며 그려내는 걸음걸이가 그렇다. 세 명의 보컬은 스테레오의 좌우를 오가며 각각의 소리를 첩첩이 겹쳐낸다. 층층이 갈라서고 다시 합체하며 이날치만의 청각적 칼군무로 또 한 번 제대로 된 능청의 판을 벌인다. 개러지 록을 만난 판소리로 장르 자체가 ‘이날치’가 된다.
총 12곡으로 구성될 이날치 2집은 이 곡으로 4분의 1이 베일을 벗는다. 2집은 판소리 ‘수궁가’에 기반한 1집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에 기반했다. 극작가 김연재가 만든 스토리는 전쟁과 폭력에 맞서는 모험을 그린다. 사라진 우주에 관한 콘셉트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