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48)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동남아 월드컵’ 2024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만약 결승에 오르면 2018년 대회부터 4개 대회 연속 한국인 사령탑이 대회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베트남은 2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베트남의 비엣트리의 비엣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쓰비시컵 준결승 2차전에서 싱가포르와 격돌한다. 앞서 1차전 원정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던 베트남은 이날 1골 차로 져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원정 다득점 규정은 폐지돼 2골 차로 패배하면 연장 승부에 돌입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베트남이 114위, 싱가포르는 160위다.
적지에서 열린 1차전에선 그야말로 극장승을 거두고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당시 베트남은 정규시간을 득점 없이 마쳤으나, 추가시간 11분이 흐른 시점 상대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응우옌띠엔린이 차 넣었다. 이어 3분 뒤 코너킥 상황에선 응우옌쑤언손의 추가골까지 나와 2-0 완승을 거뒀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베트남은 홈에서 결승 진출 확정을 노린다. 만약 베트남이 1·2차전 합산 스코어에서 우위를 점해 결승에 오르면 베트남 축구는 지난 2022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된다. 결승전 상대는 필리핀-태국전 승리 팀인데, 1차전에선 필리핀이 2-1로 승리해 기선을 제압했다.
김상식 감독은 이 대회의 한국인 사령탑 강세를 이어가야 하는 중책도 안았다.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릴 만큼 아세아축구연맹(AFF)이 주관하는 지역 최고 권위의 축구 대회인 이 대회는 앞서 박항서 감독이 2018년 베트남의 우승을 이끌면서 국내 팬들에도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한 대회다. 당시엔 메인 스폰서를 따 AFF 스즈키컵으로 불렸는데, 지난 2022년 대회부터는 스폰서가 바뀌면서 미쓰비시컵으로 불린다. 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박항서 감독이 2018년 베트남의 결승 진출에 이어 우승까지 이끈 데 이어 2020년 대회엔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어 2022년 대회엔 박항서호 베트남이 또 한 번 결승에 올랐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또 결승에 오르면, 한국인 사령탑이 4개 대회 연속 대회 결승 무대에서 팀을 지휘하게 된다. 다만 2020년과 2022년엔 각각 신태용 감독과 박항서 감독 모두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2018년 박항서 감독 이후 6년 만의 한국인 사령탑 우승에도 도전한다.
김상식호 대회 분위기는 더없이 좋다. 앞서 조별리그에선 3승 1무, 11득점·2실점의 기록으로 조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필리핀과 유일하게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뿐 라오스, 인도네시아, 미얀마를 모두 잡았다. 이어 준결승 1차전에서도 싱가포르 원정 부담을 덜고 2-0 완승을 거두면서 6년 만의 우승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유리한 고지에 올랐으나 김상식 감독은 방심을 경계하고 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일정이 너무 빠듯하지만 팀은 여전히 집중력을 갖고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결승전까지 한 걸음 남았지만 2-0이라는 스코어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도 더 잘해야 한다.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만약 대회 결승에 오르면 필리핀-태국전 승리 팀과 내년 1월 2일과 5일 역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