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세계랭킹 7위·세르비아)가 '벌금 징계'까지 감수하고 코트 위 인터뷰를 거절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19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이르지 레헤츠카(29위·체코)를 3-0(6-3, 6-4, 7-6<7-4>)으로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경기장에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음 경기 때 다시 뵙겠다"는 짧은 인사만 건네고 코트 위를 떠났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코트 위 진행자와 인터뷰를 사실상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공식 방송사인 호주 채널9에서 일하는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세르비아 팬들을 조롱하고, 나에 대해서도 모욕적인 말을 했다"고 말했다.
채널 9의 앵커 토니 존스는 "지금 조코비치 팬들이 모여서 응원하고 있습니다"라며 "노바크는 과대평가 됐어, 노바크는 끝났어, 노바크를 쫓아내라"라고 팬들의 응원을 흉내 냈다. 이어 "이 사람들이 제 얘기를 못 들어서 다행입니다"라고 조롱 섞인 표현까지 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일로 대회 조직위원회가 벌금 징계를 내린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존스는 20일 "내 유머가 조코비치를 공격한 것으로 오해받아 유감"이라며 "조코비치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일 의도가 전혀 없었고,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여온 호주오픈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 대회 8강 진출에 성공, 남녀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25회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1960∼1970년대 선수 생활을 한 여자 단식의 마거릿 코트(호주)와 나란히 최다 24회 우승을 보유하고 있다.
또 1987년생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시작된 1968년 이후 최고령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기록(37세 249일)도 달성한다.
오는 21일 조코비치의 8강전 상대는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다. 상대 전적은 4승 3패로 조코비치가 근소하게 앞서 있다.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해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는 조코비치가 2-0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