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감독과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여자프로배구 김연경이 우승과 함께 은퇴하는 최고의 '라스트 댄스'를 보여줬다. 2024~25 프로농구에서도 이같은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선수가 있다. 서울 SK의 최고 외국인 센터 자밀 워니(31)다.
워니는 올 시즌 도중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즌을 마치면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니는 2024~25시즌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받은 최고의 선수다. 이번이 네 번째 수상으로, 한국프로농구(KBL) 역대 최다 수상 기록까지 새로 썼다.
잠실학생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SK에서 팬들이 워니를 부르는 별명은 자밀 워니와 발음이 비슷한 '잠실 원희'다. SK가 '못 해도 4강은 가는 팀'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이유는 골밑에서 공수 모두 강력한 워니가 있기 때문이다. SK 팬들은 '잠실 원희'가 떠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워니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기량도 전성기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은 팬들과 농구계에 모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워니는 인터뷰에서 은퇴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하고 있다.
워니는 10일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리그 우승이 기쁘고, MVP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된 것도 기쁘지만 기록은 기록일 뿐이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워니와 은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따로 이야기한 적은 없다. 본인 의견이 중요하고, 그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올 시즌 우리가 통합우승을 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은퇴와 관련한 이야기는 시즌이 완전히 끝난 이후에 할 것이다. 내 위치에서는 어떻게든 (은퇴선언 번복을) 설득할 거다"면서 "내가 볼 땐 워니가 여지를 많이 만들어 놓은 거 같다. 은퇴가 '꼭' 그런 건 아니라는 말도 했더라"고 웃었다. 그는 "워니를 포함해 SK에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과 '라스트 댄스'가 아니라 향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어나더 댄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워니는 "지금은 그저 우승에만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은퇴를 번복할 여지가 있는지 집요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저 미소만 지었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렸다. MVP를 수상한 SK 자밀 워니와 안영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4.09. SK는 올 시즌 역대 최단 기간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SK가 전반적으로 노련하고, 주전 중 누구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는 행운이 있었기에 정규리그를 제패한 것일뿐 단기전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희철 감독은 이런 평가를 잘 알고 있다면서 "통합우승 가능성을 숫자로 말해 달라고 하면, 난 50%가 넘는다고 말하겠다. 선수들도 부담이 크겠지만 그건 자신감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