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이 H&B 플랫폼 CJ올리브영에 도전장을 냈다. K패션 브랜드가 뷰티 브랜드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굴지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업계는 이런 W컨셉의 행보가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K뷰티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선언한 올리브영과 닮은꼴 행보로 보고 있다.
W컨셉은 이달 초 코스맥스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뷰티 사업 확장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W컨셉이 뷰티 확장 가능성이 높은 패션 브랜드를 선별해 뷰티 확장에 필요한 데이터, 판매 전략 등을 지원하면 코스맥스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상품 기획과 제조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W컨셉은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광고, 마케팅 등을 다방면으로 지원한다.
안지수 W컨셉 상품기획담당(왼쪽)과 최재우 코스맥스 국내마케팅본부 부문장(오른쪽)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동안 W컨셉은 ‘조금 더 비싸더라도 남과 다른 무엇’을 찾는 여성 소비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주춤하다. W컨셉은 지난해 매출 1169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4월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내긴 했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19.7% 줄었다. 무신사의 29CM, 네이버의 크림 등 감도 높은 플랫폼이 늘면서 W컨셉만의 차별화가 다소 흐릿해졌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W컨셉이 K패션 고유의 DNA를 발판으로 뷰티까지 카테고리를 확장시켜 외연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W컨셉의 행보는 CJ올리브영과 비슷하다. CJ올리브영 입점은 국내 중소 K뷰티 등용문으로 불린다. 2023년 기준 입점 브랜드 중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100억 클럽’ 수는 전년 대비 30% 늘었고, 클리오·라운드랩 등 중소 브랜드 중에서도 연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사례가 속속 나온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아무리 이름값을 갖춘 브랜드라도 올리브영에 들어가 어워즈에서 상이라도 받고, 좋은 자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CJ올리브영은 다이소 등 급증하는 뷰티 유통 채널에 맞서 K뷰티 브랜드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국콜마와 손잡고 브랜드를 발굴하고, 상품 컨설팅뿐만 아니라 판로 지원 및 마케팅까지 적극 돕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W컨셉이 K패션 브랜드의 뷰티 브랜드 론칭 자체보다는 될성부른 K뷰티 브랜드의 발굴에 역점을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