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한화와의 대전 주중 3연전을 스윕한 두산은 7연승을 달렸다.
21일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만루포를 터뜨린 박계범. 사진=두산 제공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떨어진 두산은 여전히 5할 승률 아래(52승 59패 5무)에 있는 9위. 그러나 7월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KT 위즈)를 3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중위권 팀들이 물고 물리면서 두산의 상승세가 더 돋보이고 있다.
박계범은 2-2이던 7회 초 무사 만루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이 초구 커브(시속 115㎞)를 잡아당겼다. 날카로운 스윙에 걸린 타구는 120m를 비행한 끝에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순식간에 6-2를 만든 결승타였다. 투구수 90개를 채운 류현진은 결정타를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올 시즌 첫 홈런을 류현진을 상대로, 그것도 만루홈런을 터뜨린 박계범은 "커브를 노린 건 아니다. 류현진 선배님의 컨트롤이 워낙 좋기 때문에 (만루 상황에서)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가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휘둘렀다. (류현진 제구가 좋아서) 최대한 이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려 했다"고 말했다.
20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박계범은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2021년 두산으로 이적했다. 그해 118경기를 뛰었으나, 이후엔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시즌이 많았다.
이날로 통산 17홈런을 기록한 박계범은 만루포 비중(총 3개)이 꽤 높은 편이다. 2019년 9월 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통산 첫 그랜드슬램 손맛을 봤고, 두산 이적 첫 해인 2021년 9월 17일에는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계범은 "만루 홈런은 다 기억이 난다. 그래도 오늘 홈런이 연승을 만든 홈런이라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날 모처럼 선발(7번 타자-2루수)로 출전한 그는 2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5회 기습번트를 시도하다 아웃된 박계범은 가장 중요한 순간 만루포를 터뜨리며 환호했다.
7연승을 이끈 박계범은 "요즘 팀에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며 성장하는 걸 보면, 내가 나이를 먹었는지 (그들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데도) 뿌듯하다"며 "우리 팀은 언제나 열심히 했다. 9위에 있을 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라올 때가 돼서 올라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