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불펜 투수 메이슨 밀러가 슬라이더 3개로 9구 삼진을 기록했다. (AP Photo/Gregory Bull)/2025-08-10 12:34:00/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170㎞/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메이저리그(MLB) 불펜 투수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슬라이더만으로 9구 3삼진을 기록했다.
밀러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5-7로 지고 있었던 8회 초 등판해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밀러가 1이닝 3삼진을 기록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월 1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올 시즌 MLB 최고 구속(104.1마일·167.5㎞/h)을 찍은 특급 파이어볼러다.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이 101.2마일(162.9㎞/h)에 이른다.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MLB에서도 최상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이날 밀러의 투구가 눈길을 끈 건 그가 변화구 승부만 했기 때문이다. 선두 타자 제레미아 잭슨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슬라이더 3개로 삼진을 잡아냈다. 초구 높은 코스 공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2·3구를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후속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과의 승부 역시 낮은 슬라이더 3개를 구사해 모두 헛스윙을 유도했다. 2사 뒤 상대한 엔마누엘 리베라는 1·2구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슬라이더로 역시 헛스윙을 끌어낸 뒤 3구째는 가운데 스트라이크존에 넣어 스윙 타이밍을 빼앗았다.
타자 입장에서는 100마일 이상 강속구를 아무렇지 않게 뿌리는 밀러의 빠른 공 승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타격 타이밍을 빠른 공에 맞춰서 대응하는 타자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밀러는 그걸 잘 알고 있다는 듯 볼티모어 타자들을 농락했다. 잭슨·마운트캐슬·리베라 모두 들어오지 않는 직구만 의식하다가 허무하게 물러났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전열이 느껴지는 투구였다. 밀러의 슬라이더는 칠 수 없었다"라고 치켜세웠다. 밀러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3명 연속 우타자를 상대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데, 슬라이더로 성공(헛스윙 유도)이 시작되자, 계속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밀러는 트레이드 마감 직전 애슬레틱스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현재 그는 셋업맨을 맡고 있고,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우승을 노리는 샌디에이고의 8회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샌디에이고 이적 뒤 등판한 12경기에서 12이닝을 막아내며 탈삼진 22개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