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19년 전 한국시리즈(KS)에서의 류현진과 맞대결을 추억했다.
삼성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앞서 대전에서 열린 1, 2차전에선 두 팀이 사이 좋게 1승 1패를 거뒀다.
한화의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박진만 감독과는 2006년 KS와 2007년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맞붙은 인연이 있다. 공교롭게도 2006년 KS에선 박진만 감독이 웃었다. 그해 삼성이 우승했고, 박 감독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이다.
이날 경기 전, 당시를 돌아본 박진만 감독은 "고졸 신인이 그렇게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했다는 게 대단하다. 서클체인지업이 직구처럼 와서 애를 먹었다"라면서도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김태훈(좌익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1~2차전 때와 같은 라인업이다.
다음은 박진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4차전 선발은? 원태인이다. 너무 빨리 얘기했나(웃음). 어제 불펜 피칭 했는데, 몸 상태에 아무 문제 없다. 내일 선발 나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후라도 이전 경기에서 투구수가 많았는데. 날짜상 오늘 등판에는 아무 문제 없다. 시즌 때 루틴대로 날짜에 맞춰서 나간다. (후라도에게 기대하는 점은?) 6회까지 완벽하게 던지면 자기 역할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한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박진만(아래)의 내야 땅볼을 류현진이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IS 포토
류현진과 2006년, 2007년에 맞붙었던데. 요즘에 영상으로 계속 나오더라. 2006년은 기억 나고, 2007년은 우승을 못한 시즌이라 그런지 기억이 잘 안난다. 당시(2006년에) 류현진이 신인이었던 것 같은데, 상대했던 기억은 난다. 지금은 상대 안 해봐서 비교가 어렵다. 고졸 신인이 그렇게 포스트시즌에서 완벽하게, 선발로 자기 역할을 했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혼자 하고 있다.
당시에 상대했을 땐 어땠나. 그땐 구위도 좋았고 제구도 좋았다. 삼진을 안 먹기 위해서 빠르게 타이밍을 가져가려고 했다. 서클 체인지업이 직구처럼 왔다. 카운트가 불리하면 어려워져서 보이는대로 막 쳤던 것 같다.
구자욱이 최근에 부진한데. 구자욱은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오늘의 키플레이어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강민호가 (파울) 타구를 많이 맞으면서 고생하고 있다. 시즌 때보다 더 많이 (파울 타구에) 맞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안방 지키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 강민호가 젊은 투수들을 리드 잘해줘서 지금까지 온 거라고 생각한다. 강민호 선수가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 체력관리를 해주려고는 한다. 지금은 빼면 안 되는 상황이라..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고려를 해보려고 한다.
오늘 문동주의 불펜 등판을 예상하고 있나 김경문 감독님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불펜에 문동주 같은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클 것 같다.
오늘 불펜 운영은? 불펜 운영은 정상으로 한다. 선발 투수들이 등판할 예정은 없다.
삼성 최원태. 삼성 제공
미출전 선수는? 최원태, 원태인이다. 가라비토도 세모나 다름없는 미출전 선수다.
강한 타자들에게 이호성, 배찬승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제일 강력한 투수가 그 2명이다. 위기 때 막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범타, 삼진 잡아낼 수 있는 강력한 선수들이 두 선수다. 깨끗한(주자 없는) 이닝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필요 시엔 위기 때 올라가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
이호성이 시즌 중엔 구속이 빨라도 공이 가벼운 느낌이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달라진 원인은? 포스트시즌 하면서 자기 볼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은 그런 자신감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 그만한 기량들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마운드에서 위기 때 상황들을 넘기고 경험을 쌓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인데 좌타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갔다. 최근 타선의 컨디션이나 흐름 등이 좋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지만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1, 2차전과 동일하게 구성했다.
삼성 이호성. 삼성 제공
류지혁 타격감? 감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선두타자로서 필요한 출루나 투수를 괴롭히는 역할을 고참으로서 잘해주고 있다. 긍정적인 건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친 게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시리즈 운영하는 데 있어서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와 똑같다. 투수 쪽만 달랐다. 선발 투수 부상이 있었다. 작년엔 2명으로 로테이션을 돌렸는데, 올해는 4명의 선수로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게 다른 점이다.
최원태와 이야기 나눈 건? 최원태가 그렇게 과묵한 선수인지 몰랐는데, 요즘에 잘 웃더라. 시즌 땐 한 번을 안 웃더니.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