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이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고 정겨운 ‘농부’로 분한다. 그간 선 굵은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던 그가 오는 26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미니시리즈 ‘심우면 연리리’를 통해 본격적인 생활밀착형 연기로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심우면 연리리’는 화려한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시골 마을 연리리에 불시착한 성태훈 가족이 다시 서울로 복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박성웅은 극중 대기업 부장까지 승승장구하다 갑작스러운 발령으로 ‘농촌 이주’라는 날벼락을 맞은 가장 성태훈 역을 맡았다.
박성웅이 그려낼 성태훈은 이 시대 ‘K가장’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오직 실력 하나로 부장 자리까지 꿰찬 워커홀릭이자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기 때문이다. 경북 고주군 연리리로의 발령은 그에게 사실상 ‘좌천’이나 다름없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다. 사진=‘심우면 연리리’ 티저 영상 캡처 하지만 드라마는 이 비극적인 설정을 결코 무겁게만 다루지 않는다. 배추 농사를 성공시켜야만 하는 박성웅이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마을 부녀회와 기싸움을 벌이고, 아내의 잔소리에 풀이 죽는 모습 등을 통해 ‘힐링’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실제로 충주 출신인 박성웅은 대본 속 마을 사람들과 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매료되어 출연을 결심했다. 특히 현장에서의 몰입도가 상당해 촬영 직전까지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연기 도중 고향 어르신들이 떠올라 울컥했을 정도로 진정성을 담아냈다는 후문이다.
흔히 박성웅 하면 영화 ‘신세계’나 넷플릭스 ‘사냥개들’ 속 서늘한 악역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는 이미 영화 ‘오케이 마담’, ‘내안의 그놈’, 드라마 ‘개소리’ 등을 통해 유쾌한 코미디 소화력을 증명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 이수경과 선보일 세 번째 호흡은 물론, 정극과 희극을 유연하게 오가는 완숙한 연기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최연수 감독은 “박성웅 하면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그의 내면에 자리 잡은 따뜻함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KBS2 제공
현재 시청률 반등이 절실한 KBS 입장에서도 ‘심우면 연리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유호정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토일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는 전국 평균 시청률 18%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으나 마의 20% 벽을 넘지 못하고 있고, 일일드라마 ‘붉은 진주’ 역시 10%대 안팎에 머물러 있다. 두 작품 모두 불륜과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룬다는 분석 속에서, ‘심우면 연리리’는 무공해 ‘도파민 디톡스’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된 승부수를 던졌다.
박성웅은 “오랜만에 농촌을 배경으로 사람 냄새와 흙냄새가 가득한 드라마가 탄생했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따뜻한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