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150%에 육박한 가운데, 주요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심사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이 직접 간병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는 ‘가족간병’ 건에 대해서는 심사 문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증빙이 부족할 경우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나아가 사기 의심 정황이 포착될 경우 보험사기 혐의 수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증가세도 심사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2024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1조 1,502억 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었고, 적발 인원은 10만 8,997명에 달했다. 경찰청 집계 기준 보험사기 검거 건수 역시 2022년 1,597건에서 2025년 2,084건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SIU(보험범죄수사팀) 인력을 늘리고, 가족간병을 포함한 보험금 청구 전반에 대해 현장 조사와 사실 확인 절차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가족간병 분야는 최근 특히 주목받고 있다. 가족간병은 전문 간병인을 별도로 고용하지 않고 보호자나 가족이 환자를 직접 돌본 뒤, 이를 입증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부 비공식 업체들이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을 통해 간병 기록을 대신 작성해주겠다고 접근하며 보호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보험사기로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공식 경로를 통해 작성되거나 조작된 기록은 SIU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적발된다”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라 실제 청구를 진행한 보호자 본인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 편의 차원의 대리 작성이라도 결과적으로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부정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이자를 포함해 전액 환수 대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가족간병 역시 객관적인 기록 관리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간병 시작 및 종료 시각, 실제 돌봄 내역, 결제 기록 등이 체계적으로 남아 있어야 보험사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는 “가족간병도 일반 간병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비용, 돌봄 이력이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며 “돌봄 매칭 플랫폼 케어네이션의 경우 가족간병도 일반 간병과 동일한 절차로 운영해 간병 시간과 결제 내역이 시스템에 자동으로 기록되고, 이를 통해 기록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어네이션은 현재까지 보험사 제출용 증명서를 38만8천 건 이상 발급했으며, 월간 발급량도 전월 대비 30%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금 심사가 갈수록 깐깐해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반 증빙 체계를 갖춘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심사가 강화되는 만큼 가족간병을 하더라도 공신력 있는 디지털 기록 시스템을 활용해 증빙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객관적인 기록이 있어야 보호자 본인도 불필요한 분쟁과 법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