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쇼박스·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왕과 사는 남자’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극장가 열기가 본격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며 주춤해진 가운데, ‘군체’와 ‘와일드 씽’이 나란히 분위기 반등에 나선다. 작품별 최다 관객수가 일 3만명대까지 하락한 상황 속, 두 신작이 식어가는 흥행 불꽃을 다시 살려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작을 알리는 건 5월 개봉하는 ‘군체’다. ‘부산행’, ‘반도’ 등을 통해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를 구축한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로,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과정을 압도적인 서스펜스로 풀어낸다.
생존자를 이끄는 리더로는 전지현이 활약한다. 전지현이 새 영화를 내놓는 건 지난 2015년 개봉한 ‘암살’ 이후 11년 만이다. 연 감독의 오랜 팬으로 알려진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강인한 카리스마와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동시에 선보인다. 여기에 ‘만약에 우리’로 티켓 파워를 증명한 구교환을 필두로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 탄탄한 배우진이 힘을 보탰다.
연상호 감독에게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연 감독은 ‘부산행’으로 한국영화 시장에 좀비 신드롬을 일으키며 1157만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전작 ‘얼굴’은 2억원을 들여 55배가 웃도는 극장 수입을 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간 장르적 재미 속에서 집단과 시스템 붕괴를 날카롭게 짚어온 연 감독은 이번 ‘군체’에서도 재난 이후의 인간 군상을 밀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군체’는 내달 12일 개막하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되며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액션, 스릴러, 느와르, 호러, 판타지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상영하는 부문으로, 연 감독의 ‘부산행’을 비롯해 ‘헌트’, ‘베테랑2’ 등이 초청돼 국내 흥행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6월의 웃음 복병…강동원·엄태구·박지현 ‘와일드 씽’
6월에는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이 관객을 찾는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영화는 이들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와일드 씽’은 이미 콘셉트 예고편 공개만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배우들의 변신이 예비 관객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최근 진중한 역할을 맡아온 강동원은 댄스머신 현우로 변신해 색다른 매력을 예고했고, 말수가 없기로 유명한 엄태구가 폭풍 래퍼 상구로 변신한 데 이어 박지현이 매력적인 도미 역으로 합류해 신선한 조합을 완성했다.
극장가 메인 소비층인 2030 세대를 겨냥한 ‘과몰입’ 프로모션도 화제다. 배급사 측은 극중 그룹 트라이앵글의 공식 SNS 계정 및 나무위키 페이지를 오픈하는가 하면, 이들의 데뷔곡과 뮤직비디오 공개를 하는 등 영화 속 아이돌을 현실로 끌고와 대중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개봉 시점 역시 유리하다. ‘와일드 씽’이 개봉하는 6월 3일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로, 임시공휴일이다. 선거일은 전국민적 관심이 정치로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투표 전후 여가 시간 증가로 극장 방문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개봉 초반 관객 동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이은 기대작의 등장에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충무로 스타들을 전면으로 내세운 장르색이 뚜렷한 작품들인 만큼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천만 영화’ 탄생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수정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팀 책임은 “올 상반기에는 신드롬을 일으킨 ‘왕사남’과 그 열기를 이어받은 ‘살목지’가 흥행 흐름을 만들어줬다”며 “이러한 기세가 5월 개봉 예정인 연상호 감독의 ‘군체’와 6월 극장가를 웃음으로 물들일 ‘와일드 씽’까지 이어지며 상반기 극장가를 더욱 뜨겁게 달굴 것”이라고 기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