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19세 신인 투수 장찬희의 이름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나온 표정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연합뉴스 박진만 감독은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으로부터 ‘선두에 오른 소감이 어떤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삼성은 15일 한화를 꺾어 10승1무 4패를 기록, KBO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이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 단독 1위가 된 것은 2021년 10월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이다.
박진만 감독은 “아직 시즌의 10% 정도를 치렀을 뿐이다. 지금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며 “다만 부상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기분이 좋다. 우리는 더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15일 역투한 장찬희에 대한 질문을 받곤 박진만 감독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도 그렇지만 마운드에 서고, 공을 던지는 과정이 신인 같지 않더라. (프로 생활을) 몇 년 겪은 선수 같았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15일 장찬희는 7-3으로 쫓긴 2회 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양찬섭이 큰 리드를 안고도 흔들리자, 박진만 감독이 전격적으로 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2사 만루에서 장찬희가 상대한 타자는 한화 4번 강백호.
신인 투수에게 압박감이 큰 상황이었을 텐데 장찬희는 침착했다. 오히려 공격적이었다. 초구 포크볼 이후 2~5구를 모두 직구로 꽂았다. 정면으로 맞서면서도 강백호의 호전성을 역이용한 끝에 그를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신인 투수로서 삼성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장찬희. 삼성 제공 장찬희는 “(양)창섭이 형과 스프링캠프 때부터 같은 방을 썼다. 잘 챙겨주셔서 이렇게나마 보답하고 싶었다”면서 “강백호 선배 타격감이 너무 좋았다. 적극적으로 치려는 게 보여서 스트라이크 존에 가까운 공이 아닌, 약간 빠지는 공으로 승부했다”고 말했다. 신인답지 않은 제구와 전략, 침착함이 돋보인 피칭이었다.
장찬희는 5회까지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며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더그아웃에서는 소년 같은 모습이지만, 마운드에 서면 냉정한 투사의 면모가 있다. 박진만 감독이 반할 수밖에 없다.
박진만 감독은 15일 “장찬희가 정말 멋진 피칭을 해줬다. 배포 있게, 자신감 넘치게, 여유를 보이는 피칭을 하면서 최고의 결과를 보여줬다. 경험을 쌓는다면, 원태인의 뒤를 잇는 최고의 선발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그럴 능력을 갖췄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