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_(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25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5.9.16 ksm7976@yna.co.kr
역대급 선수 구성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손흥민,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철벽' 김민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년 연속 우승을 일궈낸 이강인. 여기에 이재성·황희찬·오현규·조규성·이한범 등 유럽파만 15명이었다. 분명 '황금세대'로 구성된 대표팀이었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는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0-1로 졌다. 1승2패 승점 3, 조 3위다.
공격은 답답했고, 수비는 흔들렸다. 조 3위 와일드카드로 32강에 오른다 해도 평가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 정도 전력으로 조 3위에 그쳤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축구의 구조적 실패를 역설한다.
머리 움켜쥐는 홍명보 감독
한국 축구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결국 리더십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체제에서 한국 축구는 수년간 잡음을 일으켰다. 감독 선임은 절차 논란에 휩싸였다. 축구계 안팎의 우려에도 KFA는 책임 있는 설명 대신 침묵을 택했다. 문제가 반복되는 사이, 신뢰는 무너졌다. 이를 바로잡을 시스템도, 책임지는 리더도 없었다.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월드컵 직전 정몽규 회장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홍명보 감독의 한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대회 내내 하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완성됐다던 스리백은 매 경기 실점으로 이어졌다. 비판받았던 손흥민 원톱 카드도 끝까지 고집했다. 그러다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흐름을 바꾸는 전술도, 상대를 놀라게 할 결단도 없었다. 한국은 월드컵 내내 가장 예측하기 쉬운 팀으로 전락했다.
조 3위는 선수들의 실패가 아니다. 잘못된 판단이 쌓인 결과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품고도,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 그 책임은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는 리더들에게 있다. 괴로워하는 손흥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