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tvN Joy 캡처 메인 연출을 맡았던 정철민 CP의 사생활 이슈로 부침을 겪었던 tvN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가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전보다 치밀해진 가짜 찾기에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고경표, 새롭게 투입된 비비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다시 ‘식스센스’다운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식스센스: B사이드’는 ‘식스센스’ 시리즈의 새로운 외전이다. ‘식스센스’는 2020년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3까지 방송된 뒤 외전 격인 ‘식스센스: 시티투어’를 두 시즌 선보이며 명맥을 이어왔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 공동 연출을 맡았던 박상은 PD가 메인 연출을 맡고, 시리즈를 이끌어온 정철민 PD는 CP로 참여해 프로그램 전반을 관리한다.
◇ 시간대·출연자 변경... 시청자 반응은?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대와 출연진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목요일 오후 8시 40분에서 일요일 오후 7시 50분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대적으로 시청자 파이가 작은 평일 밤 시간대를 벗어나 지상파와 케이블의 간판 예능이 맞붙는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출연진 역시 유재석과 고경표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앞선 시즌에서 하차했던 송은이가 다시 복귀한 가운데 ‘식스센스: 시티투어2’에서 새 멤버로 합류했던 지석진은 빠졌다. 시즌1부터 함께했던 미미 역시 하차했고, 가수 겸 배우 비비가 새로운 막내로 합류했다.
제작진은 ‘시티투어’에서 ‘B사이드’로 부제를 바꾸면서 프로그램의 시그니처인 ‘가짜 찾기’에 다시 힘을 실었다.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여행 예능의 성격을 덜어내고,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출연진을 교란시키는 본연의 추리쇼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제작진은 이번 시즌 힌트 제도까지 새롭게 도입하며 추리의 밀도를 끌어올렸다. 사진=유튜브 채널 tvN Joy 캡처 1회에서 소개된 ‘쌀 소믈리에가 만든 10가지 쌀 뷔페’가 대표적이다. 사장으로 등장한 인물은 맛만 보고도 10가지 쌀 가운데 9가지를 구별해내며 멤버들의 의심을 지웠다. 하지만 방송 말미 해당 매장은 쌀 뷔페가 아닌 한식 뷔페였고, 사장으로 소개된 인물 역시 실제 사장이 아닌 밥맛을 연구하는 연구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제작진의 치밀함이 빛났다. 연구원의 발목에 스마트워치를 채워 제작진과 몰래 신호를 주고받도록 하는가 하면, 팝콘과 연유 등을 활용해 임의로 쌀의 맛을 조작하면서 출연진의 감각까지 교란했다. 단순히 가짜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맛, 상황까지 설계하며 ‘식스센스’ 특유의 가짜 찾기를 한층 정교하게 만든 셈이다.
출연진의 적극성도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경표는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으로 웃음을 책임진다.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일본 오사카 출신 미용사에게 약 4만원 상당의 ‘얼굴 샴푸’ 서비스를 직접 체험했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머리를 감겨주는 듯했지만 이내 미용사가 고경표의 얼굴까지 거칠게 마사지하기 시작하면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경표 역시 당황하면서도 체험을 끝까지 받아냈다. 이후 “귀가 잘 안 들린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온몸을 내던졌다. 해당 장면은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숏폼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기존 시즌에서 보여줬던 고경표 특유의 먹방과 허당미에 ‘망가짐’까지 더해지면서 유재석과 함께 프로그램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새 막내 비비도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배우로도 활동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비비는 시즌1부터 함께했던 미미와는 또 다른 캐릭터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맛잘알’ 캐릭터와 엉뚱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미미가 빠진 데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비비는 특유의 솔직함과 찰진 리액션을 앞세워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차가운 인상과 달리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반전 매력도 웃음 포인트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부터 가짜의 정체를 확인했을 때까지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프로그램이 잠시 추리에서 벗어나 토크 위주로 흘러갈 때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유재석과의 ‘놀림 케미’는 일찌감치 반응을 얻었다. 방송 전 공개된 ‘비비 놀리는 유재석’을 앞세운 3차 티저 숏폼은 조회수 100만 회에 육박하며 새 조합에 대한 관심을 끌었다. 유재석이 비비의 솔직한 성격을 끊임없이 건드리고 비비가 예상 밖의 반응으로 받아치는 모습이 새로운 웃음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 1회 시청률 2.4%, 반등 필요하지만 선방... CP 리스크는 숙제
사진=tvN 제공 가장 중요한 시청률 지표에서도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1회 2.4%, 2회 1.9%를 기록했다. 2회에서 1%대로 내려앉았지만 직전 ‘식스센스: 시티투어2’가 1~2%대를 오갔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반면 최고 시청률 3%대를 기록했던 ‘식스센스: 시티투어’ 시즌1을 비롯한 과거 시즌과 비교하면 추가적인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3회에는 최근 대세 가수 최예나가 게스트로 출격한다. 제작진이 ‘가짜 찾기’라는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재미를 되살리고, 새롭게 짠 멤버 조합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가운데 ‘식스센스: B사이드’가 시청률 상승세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새 시즌의 분위기와 별개로 정 CP의 강제추행 혐의 관련 재판은 이어지고 있다. 정 CP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A씨는 지난해 8월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며 그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추행의 고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A씨 측이 이의를 신청하면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이후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지난 2월 정 CP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A씨 측에 따르면 CJ ENM은 ‘식스센스: 시티투어2’ 방영을 앞두고 내부 조사를 진행해 정 CP의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사안을 일부 인정하고 징계 처분을 내렸다. 다만 정 CP 측은 앞서 문제가 된 신체 접촉의 성격과 A씨의 제작팀 하차 경위 등에 대해 피해자 측과 다른 입장을 밝혀온 만큼 관련 사실관계는 향후 재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프로그램 밖 악재 속에서도 새 판을 짠 ‘식스센스: B사이드’가 다시 한번 tvN 대표 장수 예능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