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최초로 팀 통산 5600홈런 금자탑을 쌓았다. 대기록의 주인공은 '돌아온 해결사' 최형우였다. 그러나 최형우는 마냥 웃지 못했다. 아끼는 후배 구자욱의 부상 때문이다. 최형우는 구단 공식 유튜브 '라이온즈TV'를 통해 "5600홈런이라는 기록보다 중요한 순간에 오랜만에 홈런을 쳐서 기뻤다"라면서도 구자욱의 몸 상태를 먼저 걱정했다.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선두 싸움과 가을야구를 앞둔 삼성에 대형 악재가 덮쳤다. 타선의 핵심이자 리그 타율 선두를 질주하던 '캡틴' 구자욱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구자욱은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1회말 첫 타석부터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상대 선발 오웬 화이트를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까지 내달렸으나, 슬라이딩 직후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구자욱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대주자 박승규와 교체됐다. 당시 삼성 구단은 구자욱이 병원 검진을 받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구자욱은 타율 0.371로 리그 타격 1위를 달리며 삼성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완벽히 해내고 있었다. 삼성이 이날 한화를 6-2로 꺾고 4연승을 달렸음에도 승리를 온전히 즐길 수 없었던 이유다.
삼성으로서는 2년 전의 뼈아픈 기억이 겹쳐 보이는 순간이다. 구자욱은 2024년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도 안타 후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무릎 내측 인대 손상을 입었다. 당시 일본 이지마 치료원까지 오가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으나 끝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고, 핵심 타자를 잃은 삼성은 고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현재 단독 선두 KT 위즈를 3경기 차로 추격 중인 삼성은 잔여 8경기에서 승부를 뒤집어야 한다. 특히 이 중 3경기가 KT와의 '단두대 맞대결'이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는 시기에 수위 타자이자 중심 타자인 구자욱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구자욱이 빠진 삼성 타선은 장타력과 응집력 모두에서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진다. 다시 한번 대권 도전에 나선 삼성이 가장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자욱의 빠른 복귀와 온전한 회복이 절실하다.